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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대규모 열병식…김정은, 연설서 핵·미사일 언급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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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서열 5위 류윈산 상무위원 참석

 

북한이 10일 오후 3만 병력과 주민 20만명을 동원한 역대 최대규모의 열병식을 진행했다. 앞서 공개한 KN-08 탄도미사일 등으로 시위하긴 했으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연설에서 핵·미사일 전력의 언급을 자제했다.

열병식은 현지 기상 악화 탓에 예정보다 5시간 가량 늦은 우리시간으로 오후 3시 30분쯤 시작돼 2시간 가량 실시됐다. 이른 아침 비가 내린 뒤 오전 내내 먹구름이 끼면서 시계가 불안해 야크기와 AN-2기 등의 편대비행이 제한되는 등 인원과 장비의 상태가 행사에 불리했기 때문이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치러진 열병식 주석단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우측에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군부인사가 도열했다. 중요 외빈인 중국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정은의 왼편에 섰다. 그 옆으로 김기남·최룡해 당비서 등이 자리했다. 쿠바 대표단도 주석단에 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이날 열병식에서 2012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일 때 이후 3년 만에 육성 연설을 실시했다. 그는 “미제가 원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다 상대해 줄 수 있으며, 조국과 인민의 안녕을 사수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위적 핵전력 확보 등 기존의 핵개발 당위성을 강조하는 언급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사랑하는 인민’이라는 표현을 쓰거나 ‘인민중시, 군대중시, 청년중시’를 거론하는 등 인민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연설은 25분가량 진행됐다.

연설에서 북핵이나 미사일에 대한 ‘구두 도발’을 자제한 것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중국 정치서열 5위인 류윈산 상무위원은 전날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혈맹’을 강조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하면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등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열병식에서는 탄두형태가 변형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등장해, 군사적 시위가 완전히 포기되지는 않았다. KN-08은 2012년 열병식 때 처음 공개됐으나, 이번에는 탄두가 둥글게 바뀌어 공개됐다.

군 관계자는 “사거리 1만2,000여km로 추정되는 KN-08의 탄두 형태가 바뀐 것이,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를 완성했다는 의미인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300mm 신형 방사포의 경우는 이날 최초로 공개됐다. 최대 사거리가 240km로 휴전선 인근에서 충남지역의 계룡대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다. 북한은 아울러 앞서 공개한 핵배낭 부대를 열병식에 참가시키는 등 비대칭전력을 과시했다. 다만 올 봄 시험발사에 성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항일무장투쟁 부대 복장을 갖춘 병사들을 시작으로 한 열병식에는 육해공군 3만여명이 참여했으며, 평양시민 20만명도 카드섹션 등을 위해 행사에 동원당했다. 항공기 편대는 2차대전 때 기종인 야크기와 AN-2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노동당 표식이나 ‘70’이란 숫자의 모양대로 비행했다.

열병식에는 우리 돈으로 1조원대의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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