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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냉정하게 보고 신중히 참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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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가입 발언, 몸값 올려주는 것…도움 안돼

- 아태 12개국 참여. 세계 GDP 40% 규모지만.
- 기존 국가간 협정 있어. 핵심은 결국 미일 FTA.
- FTA와 구조 비슷하지만 결속력 수준 더 낮아.
- 참여 공짜 아냐. 입장료 만만치 않을 것.
- 협정 타결됐지만 발효까지 5년 이상 걸릴수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0월 6일 (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인교 교수 (인하대 경제학부)

(사진=로이터영상 캡처)

 

NOCUTBIZ
◇ 정관용>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TPP, 이게 타결됐다. 오늘 하루 여러 가지 분석들이 쏟아졌습니다. 미국, 일본을 포함해서 태평양연안 12개 나라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데 우리는 지금 여기에 빠져 있습니다. 참여해야 되는 건지 또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 건지 전문가 의견 들어봅니다. 인하대 경제학부의 정인교 교수를 연결합니다. 정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정인교>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12개면 미국, 일본 말고는 어떤 나라들이에요?

◆ 정인교> 아시아, 태평양 지역 12개 나라인데요. 먼저 미주지역부터 말씀을 드리면 캐나다, 멕시코가 북미지역에 있고요. 남미지역으로 가면 페루와 칠레가 있습니다. 그다음 오세아니아는 뉴질랜드와 호주가 있고요. 동아시아로 온다면 일본 외에 싱가포르, 부르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이렇게 하면 미일 합치고 하면 12개 나라가 되죠.

◇ 정관용> 큰 나라들이 많이 들어가 있네요.

◆ 정인교>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여기 다 합치면 경제규모가 어느 정도 됩니까?

◆ 정인교> 세계 GDP의 40% 가까이 되고요. 또 세계교역의 28%쯤 되는데 그런데 우리가 이런 지수를 해석을 할 때는 좀 제대로 봐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전혀 협정이 없던 것이 새로 만들어진다기보다는 잘 아시다시피 북미에는 미국, 캐나마, 멕시코 간에 북미자유무역협정이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나프타(NAFTA)라고 있죠.

◆ 정인교> 그렇죠. 나프타가 1994년부터 이행돼 왔고 그쪽은 완전히 자유무역지대가 돼버렸고요. 또 미국이 우리나라도 미국하고 FTA를 체결을 했습니다만 호주라든가 또 칠레, 멕시코 등과 개별적인 양자간의 FTA를 다 체결한 상태거든요. 아시아 국가끼리는 당연히 베트남이라든지 말레이시아, 부르나이, 싱가포르는 아세안 FTA가 작동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자체로 보면 액면 그대로 본다면 세계 GDP의 40%라고 하지만 기존 것을 생각하면 사실 미일 FTA다. 그게 가장 두드러진 거고 숫자를 우리가 신중하게 써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크게 달라진 건 미국과 일본 간에 FTA가 없었죠.

◆ 정인교> 그렇습니다. 그게 가장 큰 것이죠.

◇ 정관용> 그게 생겼다, 이거로군요.

◆ 정인교> 그래서 아베 정부는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다라고 이렇게 지금 알려져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이게 앞에 소개해 주신 나프타 그 다음에 개별 국가 사이의 FTA, 자유무역협정 이런 것 있지 않습니까? 그거랑 비슷해요? 그냥 참여국가 수만 12개다, 이런 차이가 있는 겁니까? 아니면 어떤 또 다른 차이가 있습니까?

◆ 정인교> 참여국가가 12개가 되기 때문에 또 아태지역을 아우르는 어떤 하나의 무역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은 그런 면에서는 상당히 의의를 찾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TPP라는 이름은 동반자협정이라고 그러지만 FTA와 구조는 비슷하고요. 그 다음에 우리가 한미FTA의 체결과정에서 논란이 많았습니다만 논란이 많았던 것은 그 수준이 높고 전 세계적으로 아직 도입되지 않는 어떤 그런 최신의 무역제도들을 포함을 시켰기 때문에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TPP는 여러 나라들이 합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미FTA보다는 조금 수준이 낮은 것으로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 정관용> 결속력이.

◆ 정인교> 한미FTA에 비하면 조금 못하지만 그러나 다른 FTA보다는 수준이 좀더 높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 정관용> 일각에서는 이게 단순히 경제무역만이 아니라 정치, 외교, 안보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얘기하던데 그건 어떤 겁니까?

◆ 정인교> 순수하게 경제적인 목적 혹은 순수하게 정치적인 목적으로만 체결되는 협정은 사실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떤 협정이든 간에 정치, 경제적인 목적이 다 포함이 되어 있는 것이고요. 사실은 이 부분이 그 동안에 미중 간에도 상당히 논란거리 중의 하나였는데 중국에서는 처음에는 이건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그런 견제전략으로 받아들였다가 나중에는 중국도 TPP제도를 잘 활용함으로써 자기들도 자국, 중국 경제의 글로벌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서 참여여부를 내비치기도 했는데 사실 참여가 쉬운 건 절대 아니고요. 미국에서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건 아니라고 했는데 그런데 협상이 타결되고 나서 오바마 대통령의 첫 코멘트가 ‘중국한테 세계무역질서를 맡길 수는 없기 때문에 TPP가 필요하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 정관용> 그랬죠.

◆ 정인교> 알게 모르게 중국 견제 의도가 있었다라고 봐야 되겠죠. 대통령이 직접 그런 말을 했으니까.

◇ 정관용> 그렇군요.

◆ 정인교> 그걸 우리가 그렇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정관용> 네. 이제 우리의 입장에서도 이야기를 해볼 텐데 그러면 우리는 하겠다고 그러는데 안 껴준 겁니까? 아니면 처음부터 우리는 낄 생각이 없었던 겁니까? 어떻게 봐야 돼요?

◆ 정인교> 실은 2008년에 P4라는 조그만 조직에 미국이 참여함으로써 TPP로 발전될 때 그때부터 통상당국은 TPP가 저게 어떻게 될까를 지켜봐 왔었는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TPP에 대해서 통상당국이 참여를 확신을 하지 못했다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2013년에 일본이 참여할 때만 하더라도 그 당시에 지금 현재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을 시기 아닙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정인교> 그래서 이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6개월 동안 우리나라 통상 정책을 전체적으로 분석을 하고 정부 통상 관계자는 물론이고 국책연구기관들도 참여해서 박근혜 정부의 통상적 정책방향을 정했는데 그때도 TPP는 그냥 우리가 좀 지켜보자, 이런 판단이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12개 TPP 국가 중에서 이미 10개와 FTA를 이행했거나 협정을 타결한 상태고. 또 TPP 참여라는 게 공짜로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우리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거든요.

◇ 정관용> 아, 여기도 돈이 필요하군요.

◆ 정인교> 네. 그 입장료가 사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또 이를테면 미국하고 수준 높은 FTA가 됐는데 미국도 분명히 입장료를 요구할 거고 요구할 때는 한미FTA에서 다루지 않았던 민감한 사항들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게 되면 경제문제가 어떻게 보면 국내적으로 보면 이게 상당히 정치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가 있고. 그걸로 인한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우리 정부로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지금 현재의 우리 통상 당국의 입장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이게 TPP 협정은 타결이 됐다고 하지만 발효되기까지는 한 2년 정도 걸린다면서요?

◆ 정인교> 2년 안에 발효되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 정인교> 지금 현재 이를테면 우리가 한미FTA만 하더라도 한미FTA가 타결되었다고 선언하고 나서 무려 몇 년이 걸려서 최종적으로 5년이 걸렸지 않습니까?

◇ 정관용> 의회 비준 받고 뭐 하는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죠.

◆ 정인교> 그렇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대통령선거가 내년에 있고 새 정부 들어서고 나면 우선 또 주장을 해 놓을지 모르고요. 그리고 미국이 통상정책을, 이를테면 큰 협상을 할 때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미 의회로부터 신속협상권한을 받아서 하는데 실은 지금 TPP는 이런 신속협정권한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타결이 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게 가능해요?

◆ 정인교> 가능은 하죠. 그 대신에 미 의회가 얼마든지 칼질을 할 수 있는 거죠, 지금. 그렇게 되면 다른 나라들이 미국이 자기들한테 유리한 걸로 꽂혀서 다른 나라한테 이렇게 수용하라 하면 그걸 받아줄 나라가 거의 없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또 다 논의를 새로 해야 되겠죠.

◆ 정인교> 그런 거 생각하면 2년이 아니라 5년이 걸려도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참고로 하여튼 한미FTA 같은 경우는 5년이 충분히, 5년 이상이 걸렸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러고 보니까 지금 미국의 대선주자의 하나인 힐러리 클린턴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었죠? 하고 있죠, 지금도?

◆ 정인교>.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말할 것도 없고, 유일하게 그런대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는 분은 제프 부시 정도인 것 같고요. 공화당 후보니까 상대적으로 친FTA 정당이다라고 볼 수 있을 거고. 그런데 공화당에서 나오는 다른 후보들은 반대하고 민주당은 거의 대부분 다 반대하고 클린턴 후보는 명백하게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대선만 끝나고 미국의 다음 정권이 들어서도 상당히 불투명해질 것으로 금방 예견이 되는데 그런데 이렇게 협정 타결했다, 이렇게 대단하게 떠들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 왜 이런 거예요, 그러면?

◆ 정인교>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조금은 통상 당국도 그렇고 조금 냉정하게 지켜보는 그런 게 필요한데요. 그냥 TPP가 저렇게 타결됐는데 우리 당국은 뭐했냐라는 게 많은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는 사항인데. 말씀드렸던 것처럼 확신이 안 서기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런 액션을 못 취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 그다음에 사실은 통상 당국도 세계 GDP의 40%가 TPP의 어떤 경제력을 자랑하는 것처럼 이렇게 보도자료를 내는 것도 저는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만 보면 왜 안 했냐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게 아니라 정말로 분석을 해서 이게 미일 간 FTA나 다름없는 TPP가. 협상도 사실 잠정입니다, 이건. 아직도 뒤처리를 못한 상태고.

◇ 정관용> 교수님, 알겠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방금 언급을 하셨습니다만 그러면 과연 우리 정부는 뭐했냐라는 소리가 나와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최경환 부총리가 당장 오늘 국감에서 참여할 방향으로 지금 밝히지 않았습니까? 우리도 참여하겠다는 식으로?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인교>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만약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상당히 유감이고요. 만약에 참여를 하는 쪽으로 결정이 되더라도 우리는 최대한 가입비를 줄여서, 낮추어서 들어가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부총리께서 참여나 가입을 전제로 얘기하는 것은 TPP의 몸값을 올리는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가입비를 더 많게 만드는 것이고. 그것은 하등의 도움이 안 되는 건데 물론 국회에서 국회의원님들도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 정인교> 그 부분도 사실은 제대로 됐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 정관용> 정 교수님한테 오늘 배운 것은 그냥 호들갑 떨고 바로 결정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 이 점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인교>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인하대학교 경제학부의 정인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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