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진 합참의장 후보자가 부동산 재계약 과정에서 임대차보호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묵시적 계약 연장에도 불구하고, 세입자에게 ‘반전세’로 재계약을 맺을 것을 종용했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국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 소유인 서울 동작구 흑석동 모 아파트의 임대차 계약서에서 법률 위반 정황이 확인된다. 이 아파트의 임대차 계약 종료일은 지난해 8월 13일이었으나, 재계약은 올해 5월 30일에 이뤄졌다.
임대차보호법상 ‘묵시적 연장’이 이뤄진 경우, 기존 계약 조건이 그대로 연장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럼에도 이 후보자는 계약종료 8개월 이후에 재계약을 맺은 게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기존의 전세금에 월세를 더하는 ‘반전세’로 계약 내용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군 생활을 마칠 시기를 예측했을 때, 2년 이내해당 아파트에 입주를 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전세금을 올리지 않는 대신 ‘임대인(후보자)가 원하는 시기에 계약을 해지한다’는 조건으로 합의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이 또한 임대차보호법에 어긋난 합의사항이라는 게 권 의원의 지적이다. 임대차보호법상 재계약을 맺지 않고 구두로 ‘임대인이 원하는 시기 계약 해지’ 조건을 달았다는 것은 국민주거생활의 안정 보장이란 법의 목적에 어긋난다.
권 의원은 “집주인과 세입자의 갑을 관계에서 ‘을’인 세입자는 ‘전세금에 월세를 더 내라’는 갑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후보자는 임차인과 합의하에 재계약했다지만 명백하게 임대차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