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업체 1곳서 동물혈액 관리
전국 약 4천개 동물병원에 공급
대표수의사 부재 이유로 인터뷰 거절
동물보호법 근거, 공무원 동행 최초 확인
공혈견 300여마리 집단 사육
뜬장, 위생 불량 식기 확인
상주하는 수의사 만나지 못해
해당 업체, 취재 이유로 혈액공급 중단
혈액 문제 생길 경우 전국 확산 우려
‘동물 헌혈’ 견주들의 의식전환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0월 2일 (금)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소연 대표 (동물보호단체 '케어')
강원도 속초의 한국동물혈액은행 입구
◇ 정관용>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예요. 박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 박소연>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어딜 다녀오신 거예요, 그러니까?
◆ 박소연> 한국동물혈액은행이라고 해서 공혈견들을 집단 사육하는 사육농장이 따로 있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위치를 알아내서 현장을 들어갔다 왔습니다.
◇ 정관용> 이름은 한국동물혈액은행인데 이게 민간기업이에요?
◆ 박소연> 민간기업이고요. 굉장히 많은 수의사 선생님들도 그렇고 일반인들도 사실 동물혈액은행이라는 것을 일반인들은 알지 못했어요. 그런데 보통 일반인들이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수의사 선생님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고요.
◇ 정관용> 공공기관으로 딱 느껴지는데요.
◆ 박소연> 네, 공공기관으로 느껴지죠. 굉장히 엄격한 관리시스템 하에서 관리되는 그런 공공성을 띤 그런 기관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전혀 그렇지 않고 사설기업이었습니다.
◇ 정관용> 사설 민간기업이다?
◆ 박소연> 네.
◇ 정관용>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한 곳입니까?
◆ 박소연> 한 곳입니다.
◇ 정관용> 공혈견을 키우고 피를 제공하는 업체가 한 곳이에요?
◆ 박소연> 네, 한 곳입니다.
◇ 정관용> 대학병원, 서울대 수의과 대학병원 같은 데서 공혈견을 키운다는 보도를 제가 본 것 같은데.
◆ 박소연> 네, 예전에 있었고 저도 확인을 한 바 있고요. 50마리 정도의 공혈견이라고 저는 그때 추측이 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게 공혈견이었던 것 같아요. 큰 사육장 안에 뜬장에서 황구, 누렁이들이 굉장히 큰 동물들이 실험을 당하는 것도 아니었고요. 거기에 갇혀서 그렇게 짖어대고 있어서 이게 도대체 뭘까 했는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예전에 그렇게 집단사육을 했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그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문제가 돼서 지금 그런 사육시스템은 없앴다고 하고.
◇ 정관용> 서울대병원도 없어요?
◆ 박소연> 네. 공혈견 몇 마리가 있다고만 하더라고요. 그런데 거기서도 아직은 제대로 그런 것에 대해서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런 대학병원을 포함해서 전국에 있는 모든 동물병원에 강아지용 수혈 하면 100% 다 한국동물혈액은행에서 공급받는 겁니까?
◆ 박소연> 다는 아니고요. 자체적으로 공혈견들을 몇 마리씩 기르는 곳들이 있고요. 개인 작은 병원들도 그렇고 큰 대형병원들도 그렇고. 그런데 그런 공혈견들이 없거나 혈액이 부족할 때는 한국동물혈액은행에서 공급을 받는 거죠.
◇ 정관용> 그러면 거의 90% 이상 되나요?
◆ 박소연> 네.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곳이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어요?
◆ 박소연> 공개 자체를 안 하니까요.
◇ 정관용> 그런데 어떻게 들어가셨어요?
◆ 박소연> 일단은 그런 게 있다는 소식을 알게 돼서 저도 미처 이렇게까지 집단 사육할 것이라고는 예측을 못 했었기 때문에 굉장히 궁금했고요. 그게 민간기업에서 한다고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열악할지는 이미 예상을 했어요. 거의 개농장 수준이 아닐까? 예상을 했는데 가보니까 역시나 그랬고요. 그래서 추석연휴 끝나고 부리나케 가봐야겠다는 결정을 한 거죠.
◇ 정관용> 그 동안 공개를 안 했다는데 들어가실 수 있었어요?
◆ 박소연> 공무원을 대동하고 들어갔습니다.
◇ 정관용> 어느 부처의 공무원들하고?
◆ 박소연> 보통 지자체에 있는 축산팀이나 서울 같은 경우 지역경제과에서 유기동물을 담당하고 동물보호를 담당하는 공익수의사 업무를 하는 담당자님들이 계시죠. 그분들이 동물 관련한 것에 대해서는 출입해서 검사하고 이런 권한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방해해서도 안 되고 출입을 거부하거나 검사를 방해하지 않는다, 해서는 안 된다는 동물보호법 조항이 있어요. 그걸 들이대면서 들어갔죠.
◇ 정관용> 처음에는 막았는데.
◆ 박소연> 막았습니다. 막고 대표자도 전화로 절대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라고 관리자들한테 지시를 했었죠.
◇ 정관용> 그러나 법에 의해서 공공목적의 수의사는 들어갈 수 있게끔 허용할 수밖에 없다?
◆ 박소연> 그렇죠.
◇ 정관용> 갔더니 몇 마리나 있던가요?
◆ 박소연> 300마리 이상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키우던가요?
◆ 박소연> 개 농장이 뜬장이었고요. 바닥에서부터 떠 있는, 그러니까 배설물이 쉽게 빠질 수 있는.
◇ 정관용> 케이지? 철망으로 된?
◆ 박소연> 케이지, 바닥도 다 엉기성기한 철망.
◇ 정관용> 그러니까 개들을 풀어놓고 키우는 게 아니라 한 마리, 한 마리 다 철창 안에? 그것도 공중에 띄어서, 300마리 전부?
◆ 박소연> 네. 그리고 좀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그런 발판 같은 것도 전혀 깔려 있지 않았고요. 바닥에 성긴 망 위에 대충 움직이면서 그렇게 살고 있었죠.
◇ 정관용> 개들 종류는요?
◆ 박소연> 사실 인터넷 상에 올라오는 공혈견의 종류는요, 그레이하운드 같이 굉장히 큰 대형견.
◇ 정관용> 몸집이 크고.
◆ 박소연> 네. 건강한 그런 개의 한해서 채혈을 한다고 되어 있는데 전혀 아니었고요. 개농장에서 식용으로 쓰는 황구, 누렁이, 도사, 잡종 이 개들만 전부 다 있었습니다.
◇ 정관용> 작은 개는 아니네요, 그래도.
◆ 박소연> 네. 작은 개는 잘 쓸 수가 없죠. 혈액을 많이 채취할 수도 없고요.
◇ 정관용> 좀 큰 개긴 한데 그레이하운드 같이 품종도 있고 이런 개들이 아니고 그냥 개농장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그런 개들.
◆ 박소연> 네.
◇ 정관용> 직접 피를 뽑는 것도 보셨나요?
◆ 박소연> 아니요. 저희가 가기 전에 환경관련 담당자님이 사실 단속하러 가야 되는데 먼저 전화를 해놓으셨어요. 가도 되냐고 양해를 구하는 전화를. 그래서 거기서 이미 만반의 준비를 했었고 이게 한국일보에 먼저 기사가 나가면서 며칠 동안 굉장히 예민한 상태에서 어느 정도 문제될 것은 다 치운 것 같아요. 그래서 청소는 깨끗하게는 되어 있었어요.
◇ 정관용> 그러나 케이지까지 다 바꿀 수는 없었겠죠.
◆ 박소연> 그렇죠. 그리고 먹이나 물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아, 그렇게 준비를 했는데도?
◆ 박소연> 네.
◇ 정관용> 먹이는 무엇을 주나요? 물은 어떻게 주나요?
◆ 박소연> 물은 녹조 낀 물이었고요.
◇ 정관용> 아이고.
◆ 박소연> 먹이는 근처 군부대가 굉장히 많아요. 거기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였습니다.
◇ 정관용> 사료도 아니고?
◆ 박소연> 네.
◇ 정관용> 100%?
◆ 박소연> 네, 다 무료로 제공받는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 먹이고 있었죠.
◇ 정관용> 정말입니까?
◆ 박소연> 네.
◇ 정관용> 아니, 며칠 철저히 대비했다면서요?
◆ 박소연> 그것에 대해서 전혀 이게 문제될 거라는 생각도 못하는 분들인 거죠.
◇ 정관용> 아...
◆ 박소연> 공혈견을 어떤 정도로 그래도 관리를 해야 한다는 그런 기준 자체가 없었던 거죠.
◇ 정관용> 현재 우리 기준이 없죠?
◆ 박소연> 없죠. 없지만 자체적인 기준은 그래도 마련해야 되고 건강한 혈액을 돈을 받고 공급하는 업체이지 않습니까? 그 정도의 양심은 당연히 있었어야죠.
◇ 정관용> 녹조 낀 물이라고요?
◆ 박소연> 네.
◇ 정관용> 그건 왜 그럴까요?
◆ 박소연> 관리를 안 해서 그렇겠죠.
◇ 정관용> 물통을 한 번도 비우지 않고 씻지도 않고. 거기 관계자들하고 얘기도 해보셨어요?
◆ 박소연> 네, 얘기했습니다.
◇ 정관용> 보통 개들이 한 번 들어오면 몇 년씩 산대요? 그리고 평생 그 철창 안에서 피만 뽑히는 거예요?
◆ 박소연> 네.
◇ 정관용> 몇 년 산대요?
◆ 박소연> 그분들은 그냥 평생 산다고 해요. 그런데 그건 절대 말이 안 되고요. 계속 그 한 마리 동물들한테 평생 채혈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중간에 팔아넘기는 거죠.
◇ 정관용> 팔아넘겨요?
◆ 박소연> 네.
◇ 정관용> 또 어디로?
◆ 박소연> 어디로 가겠어요. 우리나라에서 그런 큰 황구 누렁이가요.
◇ 정관용> 보신탕집?
◆ 박소연> 그럴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팔아넘기는지는 확인하신 건 아니죠?
◆ 박소연> 네, 그건 아니에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정관용> 어쨌든 그러니까 철창 속에 갇혀서, 그것도 공중에 뜬 엉기성기한 곳에 부들부들 떨고 있겠죠. 먹는 건 음식물쓰레기, 녹조 낀 물 먹고 하는 일이라고는 피를 뽑히는 것.
◆ 박소연> 네.
◇ 정관용> 그러다가 그냥 죽거나 아니면 팔리거나 이렇게 되는 개들이 한 300마리 되더라.
◆ 박소연>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혈액은 비싸요?
◆ 박소연> 혈액이 동물보호자들, 필요한 보호자들이 구매하는 비용이 30만원 정도라고 해요, 1회에.
◇ 정관용> 한 번 수혈할 때.
◆ 박소연> 네.
◇ 정관용> 그런데 그 한국동물혈액은행이 동물병원에 얼마에 납품하는지 이런 건?
◆ 박소연> 전혀 공개를 안 하고 있죠. 아예 전화 자체를 거부하고 끊어버려서 어떠한 질문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개들이 건강상태가 좋은지 안 좋은지 그 혈액 상태가 어떤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 박소연> 모르고 사실 상주 수의사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상주 수의사가 채혈을 해야 되고 위생적으로 관리를 해야 되고 이송 관련해서도 그런 지침을 마련해서 거기에 관련해서 이송을 해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상주 수의사가 없었어요.
◇ 정관용> 가셨을 때 없었어요?
◆ 박소연> 네, 없었습니다. 해외출장 갔다고 그러고요. 그럼 다른 수의사라도 있어야 하죠. 그 정도로 규모의 큰 혈액은행이었다면. 그런데 다른 수의사가 없었습니다.
◇ 정관용> 이런 곳에서 피를 공급받아서 직접 시술을 하는 동물병원에서도 좀 알아보고 해야 되는 것 아니에요? 내가 사오는 피가 제대로 된 피인지.
◆ 박소연> 그렇죠. 어떤 출처에서 나오는지도 잘 모르고 사실 그냥 안일하게 있었던 거죠. 알아서 잘 관리감독해서 나오는 거겠지. 혈액은행이니까요.
◇ 정관용> 이름이 그러니까. 이름은 그냥 자기가 붙인 거죠?
◆ 박소연> 그렇죠.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정작 사온 피가 병에 걸려 있는 피일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 박소연> 당연합니다. 저는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사실 그 혈액의 타입은 물론 거기서 어느 정도 정해져서 나오는 거지만 그 혈액의 어떤 출처에 대해서는 전혀 공개된 바가 없기 때문에 정말 거기에서 어떤 바이러스가 걸려서 사실 혈액을 수혈 받는 동물들은 위중한 상태에서 혈액을 수혈 받게 되잖아요. 그러면 굉장히 심각한 상해, 심각한 질병인 상태라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혈액을 수혈 받아서, 공급받아서 생긴 문제로 죽었는지 아니면 원래 상해와 질병 때문에 죽었는지에 대한 역학관계는 검증을 못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충분히 그 문제로 죽은 동물들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거죠.
◇ 정관용> 그나저나 개들도 혈액형 이런 게 있지 않나요?
◆ 박소연> 네, 있습니다. 한 13가지 정도라고 해요.
◇ 정관용> 그러면 그 13가지를 다 구분해서 관리하고.
◆ 박소연> 처음 수혈은 아무거나 할 수 있는데요. 두번째부터는 구분해서 하는 것이 좋다고 하죠.
◇ 정관용> 처음 수혈은?
◆ 박소연> 네, 그냥 할 수 있어요. 항체형성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해요.
◇ 정관용> 그렇지만 두번째부터는 혈액형별로 분리해서?
◆ 박소연> 네, 그렇죠.
◇ 정관용> 현장에 가보시니까 혈액형별로 구분이...
◆ 박소연> 아니요. 전혀요. 그런 관리하는 방 자체가 없어요. 그냥 뜬장과 숙소밖에 없죠.
◇ 정관용> 그래도 외국출장 중이었다는 수의사 분께서 아마 특정 혈액형을 요청하면 특정 혈액형을 보내지 않을까요?
◆ 박소연> 그러면 그 관리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관리한다라는 것 정도는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설명은 할 수 있어야 되는데요. 설명 자체를 못하죠.
◇ 정관용> 혈액형에 대해서 물어봤어요?
◆ 박소연> 어떤 곳에서 위생적으로 관리를 하느냐. 채혈을 해서 어디서 보관해서 어떻게 나가느냐고 했는데도 모른다. 그럼 상주 수의사는 어디서 오는 사람이냐 했더니 서울에서 출퇴근한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어제 다녀오셨죠?
◆ 박소연> 네.
◇ 정관용> 다녀오신 후에 바로 한국동물혈액은행의 대표 수의사 이름으로 긴급공지를 띄웠네요.
◆ 박소연> 네.
◇ 정관용> 허가 없이 외부인들이 무단침입해서 외부감염이 우려돼서 방역절차를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잠시 혈액공급을 중단하게 되었다. 비록 영세업체이지만 지난 13년 동안 지속적으로 고품질 혈액을 해 왔다. 이런 공지를 띄우기는 했네요. 그리고 저희도 사실 이 방송 내보내기 전에 이쪽에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대표 수의사께서 외국에 있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또 거절하셨거든요. 혹시 반론이 있으면 언제든지 내보낼 계획이고요. 아무튼 직접 보고오신 현장에서는 아무런 관리가 없더라.
◆ 박소연> 네.
◇ 정관용> 외국은 어떻게 합니까?
◆ 박소연> 저희가 모든 나라를 찾아보지는 못했는데요. 일단 이렇게 집단사육시스템, 그것도 사기업에서 운영하는 것 전혀 없고요. 물론 미국 같은 경우는 주마다 법이 다르잖아요. 어떤 곳들은 혈액은행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 혈액은행에서도 이렇게 혈액만을 채취하다가 평생 죽는 이런 동물은 없고요. 구조한 건강한 대형견에 한해서 1년에서 아주 길게는 1년 반까지만 혈액을 채취하다가 입양을 보내주는 시스템은 있더라고요. 그리고 아니면 이렇게 건강한 대형견을 기르는 보호자들을 상대로 헌혈을 하는 이런 문화를 확산시켜서.
◇ 정관용> 헌혈.
◆ 박소연> 헌혈문화가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죠.
◇ 정관용> 우리 사람의 피는 지금 헌혈로 대부분 되는 것 아닙니까?
◆ 박소연> 그렇습니다.
◇ 정관용> 옛날에는 사람의 피도 다 매혈을 했어요.
◆ 박소연>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그나마 그 체계는 발전이 되어 왔는데. 그런데 지금 애완견 관련해서는 전혀 아무런 체계가 없다, 쉽게 말하면.
◆ 박소연> 네.
◇ 정관용> 외국은 헌혈이 기본이고.
◆ 박소연> 네.
◇ 정관용> 그렇지 않더라도 혈액은행 등등은 공공기관들이 설립을 하겠죠?
◆ 박소연> 네. 엄격한 관리지침이 마련되어 있고요. 또 그 공혈견의 마지막은 입양으로 되어 있죠.
◇ 정관용> 우리는 관련법 규정 자체가 아예 없습니까?
◆ 박소연> 아무 것도 없습니다.
◇ 정관용> 아니 뭐 하셨어요? 동물보호단체에서.
◆ 박소연> 저도 사실 반성해야 될 부분인데요. 이렇게 집단사육시스템이 있다는 것은 상상을 못했어요. 그냥 보통 병원들 가면 공혈견들이 한두 마리 있어서 유심히 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 건강관리 잘 해 주시면서 그렇게 과도하게 채혈을 하지는 않으셨기 때문에 어쨌든 필요한 부분이기도 해서 마음은 아프지만 또 이 동물들이 그렇게 평생 피를 뽑히는 게 아니어서 이런 정도구나라고 생각을 했었죠.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전혀 몰랐습니다.
◇ 정관용> 또 어디선가 공공기관이 하겠지라고 생각하셨던 것 아니에요?
◆ 박소연> 아니에요. 그것도 아니고 그냥 한두 마리의 공혈견 정도가 있고 이렇게 피가 정말 많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은 사실은 저도 못 했었습니다.
◇ 정관용> 혹시 국내 동물병원에서 1년에 어느 정도 혈액량이 필요한지 사용하고 있는지 파악해 보셨나요?
◆ 박소연> 아직 파악은 못 해봤는데 국내 동물병원에 한 4000개가 있거든요. 지금 알려진 바로는 정말 고객이 많은 큰 대형병원에서 하루에 개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 정도의 혈액이 필요하대요. 그런데 일반 동물병원은 사실 그보다도 못하겠죠. 고객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그 4000개 병원에서 어쨌든 다양한 경우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한 개의 한국혈액은행에서 나가는 공급량은 많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정확한 실태조사는 아닙니다마는 어쨌든 가보신 곳에 무려 300여 마리의 개들이 있더라. 그러면 그 정도의 수요는 또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어요?
◆ 박소연> 그렇죠. 처음에 있던 공간보다 훨씬 더 늘렸던 공간이 따로 있고요.
◇ 정관용> 자꾸 필요해지겠죠.
◆ 박소연> 자기네도 처음에 200마리라고 밝혔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육안으로 확인한 건 300마리 이상이었습니다.
◇ 정관용> 고양이도 있네요.
◆ 박소연> 고양이 혈액도 판매한다고 되어 있는데 저희는 고양이는 보지 못했어요, 어제.
◇ 정관용> 이 한국혈액동물은행에서?
◆ 박소연> 네, 아마 고양이는 따로 관리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 정관용> 고양이 키우시는 분도 워낙 많기 때문에 똑같이 거기도 같은 문제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 박소연> 고양이는 사실 집단사육이 더 어려운 동물이거든요. 굉장히 예민하고 병에 취약한 동물이라서. 그래서 강아지랑 같이 두지 않는 것일 수도 있는데 다른 곳에 둔다 하더라도 집단사육하면 고양이는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죠.
◇ 정관용>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선 가보신 곳 더 좀 철저하게 현장조사하고 그런데 법과 제도가 없으니까 무엇으로 처벌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 박소연> 맞습니다.
◇ 정관용> 참. 어쨌든 법제도도 정비가 필요하겠고 뭘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박소연> 저는 일단 지금 이 업체의 문제는 도의적인 책임은 져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동물들을 채혈해서 판매해 왔다는 도의적인 책임은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앞으로 이 공혈견의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느냐, 법적으로. 집단사육시스템은 저는 반대합니다. 어쨌든 한 마리의 개를 살리기 위해서 똑같은 다른 한 마리의 개가 평생 피를 뽑히는 거잖아요. 제가 어저께 너무 답답해서 제 SNS 개인 페이스북에 질문을 해 봤어요, 사람들한테. 여러분들 반려동물 기르시는데 수혈이 필요한 경우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 굉장히 많은 반려동물 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럼 결국 공혈견이 많이 필요할 수 있는데 ‘여러분 이런 집단사육시스템을 찬성하시나요? 반대하시나요?’ 했는데 사람들이 99%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한다예요. 내 개를 살리자고 다른 개를 실험동물로 사용할 수 없다. 실험동물 아니냐, 결국은.
◇ 정관용> 실험도 아니죠. 평생 피 뽑히는 기계죠, 간단히 말해서.
◆ 박소연> 그렇죠. 그리고 또 ‘영화 아일랜드와 뭐가 다르냐. 복제인간 만들어 놓고 나 건강하게 살자고 똑같은 인간을...’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집단사육시스템은 반대하고요. 공혈견 헌혈문화를 좀 확산하고 그리고 저는 노력만 하면 개인병원들이 고객 있지 않습니까? 고객리스트. 그래서 전화해서 급한 경우 사정해서 좀 헌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또 그 헌혈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대형견을 기르는 사람들을 많이많이 확보해놓고 그분들이 헌혈을 해 줘서, 물론 자발적인 개의 의사는 아니지만 그 개도 나중에 혈액이 필요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때 무료로 공급받을 수 있고 또 건강검진 무료로 해줄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 정관용> 개를 키우는 분들 사이에서 헌혈운동 빨리 일으켜야 되겠네요.
◆ 박소연> 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저도 두 마리 키우거든요. 저도 동참하겠습니다.
◆ 박소연>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우리 개는 작은 개라. 작은 개라도 작은 개 용으로 헌혈할 수 있잖아요.
◆ 박소연> 그렇습니다.
◇ 정관용> 공개적으로 약속합니다.
◆ 박소연> 고맙습니다.
◇ 정관용> 동참하겠습니다. 충격적인 공혈견의 실태에 대해서 오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동물보호시민운동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소연> 네, 고맙습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