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제공
복면가수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이하 연필)가 제12대 복면가왕에 등극했다.
'연필'은 13일 방송된 '일밤-복면가왕'에서 3연승에 도전하던 '네가 가라 하와이'(이하 하와이)를 57-42로 꺾었다. 이날 복면을 벗은 '하와이'의 정체는 뮤지컬 배우 홍지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필'은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1라운드에서 격투기선수 서두원과 듀엣곡을 부를 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보이스가 돋보였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는 마야의 '진달래꽃'을 파워풀한 록으로 소화해 판정단을 기립하게 만들었고, 3라운드에서는 햇빛촌의 '유리창엔 비'를 애절한 감성과 성숙한 가창력으로 불러 청중을 몰입시켰다.
'연필'은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각각 실력파 걸그룹 '베스티'의 메인보컬 유지와 팝페라 가수 임형주를 눌렀다.
드디어 결승전. '네가 가라 하와이'는 처진 달팽이의 '말하는 대로'를 선곡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낸 열정의 무대였다. 에너지가 넘쳤고, 진지했다. 하지만 승자는 57표를 얻은 '연필'이었다. '하와이'는 42표를 득표했다.
'연필'은 자신이 12대 가왕으로 확정되자 울음을 떠뜨렸다. 그는 "제가 오늘 무대 위에서 많이 까불었지만 사실 대기실과 무대 뒤에서는 아파서 화장실을 왔다갔다 했다"며 "아픈 모습을 보여드리기 싫어서 일부러 밝은 척했다. 노래를 더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가왕 자리에서 내려온 '하와이'는 "딸을 출산한 지 4개월 됐다. 출산 후 산후우울증을 겪었는데 음악의 힘으로 극복했다. 오늘 부른 노래 제목처럼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을 계속 부르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제2 인생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었다. 하지만 복면가왕에서 노래하면서 계획했던 것을 이루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됐다. 홀가분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비록 2라운드에서 '연필'에 패했지만 걸그룹 '베스티'의 메인보컬 유지 역시 거미의 '기억상실'을 자신만의스타일로 완벽하게 소화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유지는 "연습생 때 시크릿의 송지은, EXID의 하니, 씨스타의 효린과 같은 그룹에서 준비했다"며 "속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같이 고생했던 친구들이 잘 돼서 기분 좋다. 힘들 때 긍정적 자극제가 되어줬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