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K리그의 전설' 라이언킹이라는 동일한 별명을 가진 프로야구, 프로축구의 전설 삼성 이승엽(왼쪽)-전북 이동국. 그러나 올 시즌 두 리그는 의도하지 않게 상, 하위 스플릿이라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자료사진=삼성, K리그)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특징은 리그가 나뉜다는 점이다. 12개 전체 팀이 두 차례씩 맞대결을 펼친 뒤 성적에 따라 상, 하위 2개 리그로 분리된다. 이후 나뉜 6개 팀씩 맞붙는 스플릿 리그가 펼쳐진다.
이상하게도 최근 프로야구 KBO 리그는 K리그 클래식을 보는 듯하다. KBO 리그에는 스플릿 시스템이 없지만 마치 물과 기름처럼 상, 하위권 팀들이 분리되는 양상이다.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순위를 보면 상위권과 하위권 팀들이 선명하게 구분돼 있다. 상위 4개 팀은 하위권 팀들의 눈에는 구름 위에 떠 있는 존재처럼 보인다. 12일 현재 4위 두산과 5위 롯데의 승차는 7.5경기나 된다.
K리그 클래식처럼 상, 하위 리그로 나뉜 듯한 모습이다. K리그는 강제로 나뉘지만 KBO 리그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분리가 됐다. K리그는 12일까지 분리 지점인 6, 7위의 승점 차가 1에 불과하다. 또 8위도 6위에 3점 차, 1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KBO 리그는 간극이 분명하다. 팀당 15~20경기씩을 남긴 가운데 4, 5위 간 승차가 좁혀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1~4위 vs 5~8위로 뭉친 KBO 리그
'이렇게 나뉜 건가?'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위권 삼성 류중일(위 왼쪽부터), NC 김경문, 넥센 염경엽, 두산 김태형 감독과 하위권 롯데 이종운(아래 왼쪽부터), KIA 김기태, SK 김용희, 한화 김성근 감독.(자료사진)
다만 KBO 리그는 사실상 상, 하위 리그 나름 박 터지는 싸움을 펼치고 있다. 상위 4개 팀이 뭉쳐 있고, 저 밑에 중하위 4개 팀이 또 촘촘하게 분포돼 있다. 나름의 목표를 향해 스플릿 리그가 펼쳐지는 셈이다.
상위 팀들은 조금이라도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든다. 1위는 KS 직행, 2위는 플레이오프(PO) 직행, 3위는 준PO 직행 티켓을 갖는다. 5~8위 중하위권 팀들은 가을야구 막차 티켓이 주어지는 5위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4위는 5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이겨야 준PO에 진출하기에 메리트가 다소 떨어진다. 그래서 3위 이상 더 높은 위치를 위해 아등바등한다.
KBO 리그가 의도치 않게 K리그 클래식의 방식을 따르게 된 데는 극심한 전력 차 때문이다.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과 2013년 1군 합류 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NC, 막강화력의 넥센,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 두산의 전력을 나머지 팀들이 따라오지 못한다.
지난해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3위 NC와 4위 LG의 승차가 7.5경기였다. 다만 지난해 준PO에서는 LG가 4위의 반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올해는 어느 팀이 5위가 되든 4위를 치고 올라가기는 버거워 보인다. 4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승의 메리트를 안기 때문이다. 5위의 와일드카드 자격은 올해 흥행을 위한 신의 한 수로 꼽히지만 승률이 떨어지는 5위의 역습을 막는 안전장치는 마련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