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일본은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와 같다. 한 올이 풀릴 만하면 다른 올이 꼬이면서 결국은 뒤죽박죽이 된다.
역사에 대한 인식도 다르고 경제적으로도 치열한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열린 중국의 70주년 전승절 행사는 한.중.일 3국이 정치, 군사적으로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지금 당장 이들 3국에 대해 하나의 몸짓을 하도록 기대하는 것은 무리로 보인다. 좀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타래를 풀 해법이 필요하다.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2차 한.중.일 농업장관회의는 그래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농업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 제2차 한·중·일 농업장관회의…3국, 농업 분야 협력방안 논의한국의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중국의 천 샤오화 농업부 부부장(차관),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농림수산성 대신(장관)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12일 저녁 공식 만찬을 시작으로 13일에는 제2차 한·중·일 농업장관회의에 참석해 양자회담에 이어 3국 공동회담을 진행한다.
이번 회의는 지난 2012년 4월 제주도 1차 회의에 이어 3년5개월 만에 이뤄진 두 번째 만남으로 농업분야 3국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1차 회의 때 큰틀에서 논의됐던 식량안보와 동식물 질병대응, 기후변화 대응, 농업연구자 교류, 농업 무역, 농업 협력 등 6개 의제에 대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 2차 회의를 앞두고 한국이 제안한 6차 산업 협력화와 고위급협의체 구성, 여기에 중국이 제안한 바이오매스 에너지 활용방안 등 3개 의제가 추가 논의된다.
농식품부 김덕호 국제협력국장은 “한·중·일 3국의 농업장관들은 회의가 끝나고 공동 성명서를 채택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국장은 또, “특히 이번 2차 회의는 일본이 주제하는 만큼 일본이 제안한 동물질병협력각서도 함께 체결된다”고 덧붙였다.
◇ 한·중·일, 군사안보 각축전…식량안보는 공동 대응 무엇보다도 이번 제2차 한·중·일 농업장관회의는 식량안보, 동식물 질병,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하기로 사전에 의견을 모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먼저, 식량안보와 관련해 아세안국가들이 참여하는 '아세안식량안보정보시스템(AFSIS)'을 구축하기로 했다.
현재, 기상이변과 전쟁 등으로 인한 식량위기에 대비해 각 나라별로 곡물을 비축하고 있지만,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한·중·일 3국의 역할을 보다 강화하는 내용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 동식물질병과 관련해 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을 위한 철새 이동경로와 구제역 방제를 위한 축산업 관계자 이동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고 필요하다면 3국이 공동 출자해 연구소 등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밖에, 자유무역협정 체제 아래서 한·중·일 3국이 농업무역에 공동 대응하고, 지역협력을 통해 서로의 이득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
◇ 6차 산업 협력화 방안, 최대 관심사안 부상
이번 제2차 농업장관회의는 이동필 장관이 제안한 6차 산업 협력화 방안이 최대 관심 사안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도 귀농. 귀촌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농촌지역을 어떻게 회복시킬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