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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과천 잔류는 국민 뒷통수 치는 격" 충청권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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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정부청사 미래창조과학부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미래창조과학부의 세종시 이전과 관련한 정부의 꼼수와 거짓말에 충청권이 우롱당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7일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를 과천에 잔류시키는 내용을 담은 행정기관 이전 고시안과 이전계획을 마련하고 오는 23일 공청회를 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세종시는 물론 충청권 자치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격앙됐다.

▲ 법률 위반 = 미래창조과학부의 과천 잔류에는 충청권의 자존심 등 ‘감정 문제’를 넘어 실제적인 문제가 있다.

구체적으로 행복도시법 제16조에는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안전행정부, 여성가족부 외의 모든 부처가 세종청사로 이전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미래부가 신설부처임을 강조하며 앞서 언급한 행복도시법과는 무관하다는 해석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언급된 부처) 외의 모든 부처가 이전한다’는 문구를 되새겨볼 때 무리한 아전인수격 해석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의 해석이라고 보기에는 낯간지러운 수준이다.

정부 기관이 ‘말장난’에 따라 법률을 악용하는 꼴인데, 무소불위 정부기관의 막무가내식 위법적 행위라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8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제2의 세종시 수정안에 비견되는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위”라며 “법률을 어길 경우 정부는 이에 대해 확실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 뒷통수치는 정부 = 미래부의 과천 잔류에 대한 우려는 오래된 걱정이다. 정부가 부처 이전고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의구심을 자아내더니 급기야 지난 7월에는 과천을 지역구로 둔 송호창 국회의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미래부의 과천 잔류가 확정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이 반발하며 각을 세우자 행정자치부는 “세종 이전과 과천 잔류 등 확정된 바 없다”며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은 국민 동의를 얻어 행복도시건설특별법에 입법된 만큼, 애초 입법 취지에 맞게 실현될 것”이라며 과천 잔류설을 일축, 충청권 민심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채 50여일도 채 지나지 않은 7일 ‘과천 잔류’ 사실이 알려진 것으로, 정부가 국민들의 ‘뒷통수’를 친 격이라는 충청도민들의 분노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세종시 시민들은 “정부가 앞에서는 감언이설로 국민들을 달래놓고 뒤로는 국민들을 배신하는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이번 잔류 소식은 그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 충청권 무시 = 미래부 과천 잔류는 정부가 충청권을 무시한 중요한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앞서 밝혔듯이 지난 7월말 ‘과천 잔류설’이 제기됐을 당시 이춘희 세종시장은 물론 권선택 대전시장도 나서 미래부의 세종 이전의 당위성을 역설한 바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대전시 유성구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주 의원은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힘을 싣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반복되는 과천 잔류 소식.

무엇보다 미래부의 경우 박근혜 정부가 주창한 ‘창조경제’를 상징하는 매머드급 부처라는 점에서 미래부의 과천 잔류는 세종시, 즉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한 이번 정부의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세종참여연대 임효림 상임대표는 “더 이상 정부의 처분만 바라봐서는 안 되는 심각한 처지에 처해있다고 본다”며 “정부가 법적 처분을 취하고 결정하기 전에 우리의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강력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격앙 = 아직까지 정부가 미래부의 과천 잔류 방안을 공식 발표한 건 아니다. 하지만, 정부 측이 특정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잔류 소식은 일부 언론에 흘린 뒤 반응을 살피는 ‘여론 떠보기’이거나, 혹은 여러 차례의 논란을 통해 반발을 서서히 낮추는 연착륙 수순일 가능성이 높다.

과정은 다르지만, 목적은 하나일 가능성이다. 따라서 그 동안 세종시와 관련해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온 충청권의 분노와 불쾌감은 어쩔 수 없다.

논란과 반발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사태 수습을 위한 별 다른 노력없이 지켜보고만 있는 정부 측의 태도도 의혹과 분노를 키우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는 게 충청권의 목소리다. 이들은 “잔류를 확정했다 해도, 또 여론을 떠보기 위한 과정이라 하더라도 충청권을 무시하는 행위인 점은 마찬가지”라며 “내년 총선에서 충청권의 뜻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세종시 원안 플러스 알파’ 발언으로 충청권에서 많은 표를 얻은 바 있는만큼 정부가 미래부의 잔류를 강행한다면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의 강한 반발과 논란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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