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 김상곤 혁신위원장,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사진=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를 둘러싼 내분이 확산되고 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당 혁신위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포문을 열자 문재인 대표가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김한길 전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박영선 전 원내대표 등이 비노 중진들이 안 의원의 '혁신안 실패론'에 무게를 실어주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당을 책임졌던 사람들이 혁신의 반대편에서 자신의 기득권, 자신의 정치를 위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문 대표의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서면서 당 혁신위를 둘러싼 갈등이 친노(親盧)와 비노(非盧)의 충돌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포문은 안 전 대표가 열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전북대에서 열린 좌담회에 참석해 "혁신안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가 거의 없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당 혁신은 실패한 것"이라며 당 혁신위를 주도한 문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안 전 대표와 '투톱'이었던 김한길 전 대표도 전날 안 전 대표가 국회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와 혁신위가 많은 애를 쓰긴 했지만 그 성과가 국민의 희망을 자아내는 데는 성공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의원들 몇 명만 모여도 이대로 총선을 치르고 정권교체를 말할 수 있겠냐는 걱정을 많이 한다"며 문 대표를 우회 비판했다.
안 전 대표 등의 혁신위 실패 판정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문 대표는 3일 개관을 앞둔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을 방문한 뒤 기자들을 만나 작심한 듯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문 대표는 "중요한 위치에 계신 분들이 우리 혁신이 국민 기대만큼 되지 못한다고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다들 혁신에 참여해 혁신의 벽돌이라도 하나씩 놓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혁신위를 비판하면서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안 전 대표 등에 대한 불만과 이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문 대표의 발언 직후 안 전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표가) 아직도 바닥민심과 당원 생각에 대해 파악을 덜 하신것 같다. 혁신은 정치인이 판단할 게 아니라 국민이 판단할 몫"이라고 문 대표의 반박에 재반박을 한 상태다.
그러나 4일 이종걸 원내대표가 PBC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어떤 입장이라도 당을 둘러싼 것에 대해서는 토론을 하고 입장을 내놔야한다. 안 전 대표의 혁신위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으로 본다"며 안 전 대표를 거들고 나섰고, 박영선 전 대표도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동안 혁신위가 국민적 관심사를 모으거나 핵심을 찌르는 혁신안을 발표하지는 못한 것 같다"며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혁신위에 대한 문제의식이 비노 진영 내에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같은날 9차 혁신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당을 책임졌던 사람들이 혁신의 반대편에서 자신의 기득권, 자신의 정치를 위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한데 이어 안 전 대표의 비판이 "성급하고 무례한 이야기"이고 "전직 당 대표를 지낸 분으로서 당 위기에 일말의 책임이 있으리라 본다"고 격한 표현으로 반격한 상태다.
이런 위원장의 반박에 대해 안 전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냉정한 평가가 중요하지, 김 위원장이 서운한 게 중요하냐"고 다시 반박했고, 당 위기 상황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서는 "책임을 느끼기 때문에 이런 말씀들 드리고, 책임지기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