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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의젓함 묻어나는 ‘파워 청순’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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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걸그룹 여자친구

걸그룹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제공)

 

자고 일어나면 신인 걸그룹이 데뷔한다. 남성 팬들이라면 환호할만한 상황이지만, 직접 경쟁에 나서야 하는 당사자들의 속은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실력은 기본, 남들과 차별화된 무기가 없다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 때문.

이처럼 살벌한 정글에서 여자친구(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는 성공적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올 초 ‘유리구슬’로 데뷔한 이들은 풋풋하고 건강한 매력을 강조한 의상과 과하지 않은 화장, 긴 생머리로 순수한 이미지를 어필하며 단번에 시선을 끌었다.

또 소녀스러운 노랫말과 반대되는 파워풀한 칼군무로 반전매력을 선사하며 가요계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소녀시대를 모방한 그룹이라는 비판적 시선도 있었으나 최근 두 번째 미니앨범 ‘오늘부터 우리는’으로 인기 상승곡선에 쐐기를 박았고, ‘파워 청순’이라는 입에 착 달라붙는 수식어도 얻었다.

높아진 주가만큼이나 참 바빠졌다. 그렇게 최근 꿀잠 대신 쪽잠을 택하며 바쁘게 활동 중인 여자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먼저 “힘들지 않느냐”고 물으니 “힘들지만 그만큼 재미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마치 갓 자대배치된 신병처럼 군기가 바짝 들었구나 싶으면서도 의젓함이 묻어나는 소녀들이란 인상이 강했다. 실제로 멤버들 모두 학창시절 반장과 부반장을 도맡았다고 하니 왠지 모를 든든함도 느껴졌다.

“잠이 부족할 때도 있지만 힘들지 않아요. 또 그만큼 재밌고요. 하루하루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죠. 사실 비활동 기간에 연습실에만 있으면 답답하거든요. 그런데 활동 시기에는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으니까 재밌어요. 행사에 가면 또래 친구들도 반겨주고, 부모님 세대는 딸 보듯이 환영해주셔서 기분도 좋고요.”

의외로 자신들의 인기는 실감하고 있지 않다고. 이 같은 질문에 “그런가요?”라고 반문한 멤버들은 “자리를 잡았다고 하기엔 아직 부족한 점도 많아 데뷔 때 마음 그대로 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컴백을 앞두고선 특히 긴장이 많이 됐단다. 데뷔곡인 ‘유리구슬’ 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이 컸고, 준비 기간도 그리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

다행히 ‘오늘부터 우리는’은 성적이 좋다. 서정적인 노래 가사는 10대는 물론 2, 30대의 숨어있는 소녀 감성을 자극했고, 중독성 있는 후렴구는 뇌리에 또렷한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대전’으로 불린 올 여름 가요계에서 꾸준히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며 롱런에 성공, 다크호스로 급부상 중이다.

땀 흘린 만큼 얻어낸 성과다. 인간 뜀틀을 넘고 팔로 풍차를 돌리는 퍼포먼스는 결코 쉬운 게 아니다. “너희 보다 예쁜 애들은 많아. 그러니까 더 잘 해야지!”라는 독한 소리까지 들으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기에 선보일 수 있는 무대다. 괜히 ‘파워 청순’이겠나. 이 같은 수식어에 대한 여자친구의 애정 역시 남다를 수밖에.

“정말 마음에 쏙 들어요. 청순이라는 단어에 파워라는 말을 붙이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색다르면서 독특하고 우리 콘셉트와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이전에는 ‘여자친구는 격한 안무를 소화하는 그룹’이라고 길게 설명해야 했다면 이젠 ‘파워 청순’이라고 간결하게 매력을 어필할 수도 있고요. 물론 매 앨범마다 안무 강도가 강해질까 걱정이긴 하죠. 다음엔 물구나무 서야하는 거 아닌가 싶기고 하고…하하”

 

이들을 괴롭히는 건 바쁜 일정과 격한 안무가 아닌 악성 댓글. 데뷔 초 접한 “너무 못생겨서 노래를 듣지 않겠다”, “인스턴트 음식 같은 음악”이라는 반응은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다고. 다행히 이제는 극복하는 법을 배웠단다.

“약이 되는 악플도 있어요. 쓴소리라도 맞는 말이라면 고치려고 노력하죠. 악성 댓글이 예전보단 줄었지만, 지금도 충격적인 내용은 꽤 있어요. 그럴 땐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넘겨요. 한 번은 멤버별로 이상한 닮은꼴을 지정해놓은 댓글이 있었는데, 은근히 웃겨서 우리끼리 서로 놀리면서 장난도 쳤어요. 그렇게 이젠 극복하는 법을 배워가며 거를 건 잘 걸러요.”

걸그룹으로 산다는 게 참 쉽지 않다. 여자친구가 가파른 오르막길을 웃으며 올라갈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는 끈끈한 팀워크.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의 연습 기간을 거친 멤버들은 처음부터 ‘여자친구’로 만났다. 보통 데뷔를 놓고 기획사 내 연습생들 간 경쟁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 이들은 팀 구성을 확정한 상태에서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서로 시기와 질투를 했던 관계가 아니기에 더욱 단단한 정을 쌓을 수 있었다고.

그래서일까. 여자친구는 “너를 이겨야 내가 산다”는 경쟁심으로 가득한 팀이 아니다. 특별히 라이벌로 삼은 팀도 없고, 그 시간에 자신들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노력하자는 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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