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경동도시가스고객서비스분회는 26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가스점검원 성폭력에 대해 회사가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울산CBS 반웅규 기자)
여성 가스점검원들이 고객으로부터 당한 성폭력 피해사례를 호소하고 있지만 경동도시가스 고객서비스센터가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분을 사고 있다.
결국, 한 여성 가스점검원이 점검차 가정집을 방문했다가 남성 고객에게서 성추행을 당해 경찰에 신고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경동도시가스 고객서비스센터 CS디자이너로 일하는 A씨는 각 가정을 방문해 가스안전여부를 점검하는게 주 업무다.
지난 24일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업무를 하려던 A씨에게 기억조차 하기 싫은 날이 됐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가스점검 차 방문한 가정집에서 남성 고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것. 남성 고객이 뒤에서 껴안고 몸을 부비며 못 나가게 막으려하자 A씨는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집을 빠져 나와야 했다.
이번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자 회사내 여성 가스점검원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성폭력 사례가 잦아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이다.
가스점검 이후, 고가의 물건이 없어졌다는 의심을 받고 몸수색을 당하거나 팬티 차림의 반나체 남성 고객을 혼자서 상대해야 하는 등의 사례가 빈번했다는 거다.
여성 가스점검원들이 이같은 피해 사례를 계속 호소했지만 회사는 대책 마련은 커녕 외부에 알려질까봐 사고수습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공공운수노조 경동도시가스 고객서비스분회 강상훈 분회장은 "그동안 여성노동자들이 겪어온 피해 사실을 알리고 본사와 센터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묵살하고 여성노동자들의 피해 사실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가 이번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경동도시가스서비스분회는 가스점검원들이 가정 방문시 2인1조 근무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동도시가스 고객서비스센터 측은 성폭력 대처 교육과 메뉴얼을 강화하고 호신용 스프레이 지참 등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울산 동부경찰서는 지난 24일 성추행을 당한 서비스센터 피해 여성이 낸 고소장을 접수하고 가해 남성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보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