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복싱 국가대표 신종훈은 국제복싱연맹, 대한복싱협회와 갈등 끝에 '태극마크' 반납을 선언했다. 인천=오해원 기자
“부당한 처우와 일방적으로 따르기를 바라는 윗분들의 강압에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려고 합니다.”
복싱 국가대표 신종훈(인천시청)은 24일 인천시 남구 문학동 인천문학복싱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에서 금메달을 땄던 신종훈은 최근 국제복싱협회(AIBA), 대한복싱협회와 갈등으로 선수 생명에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11월 AIBA가 신종훈의 모든 국내 및 국제대회 출전을 잠정 금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IBA는 지난달 22일 앞서 내린 징계를 해지하는 대신 AIBA프로복싱(APB)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내린 손해배상금 5만 달러(약 5700만원)을 5000달러(570만원)로 낮추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물론, 이 모든 내용은 신종훈이 APB 대회에 출전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신종훈은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징계가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벌금만 내는 상황이 됐다”는 신종훈은 “나는 국가대표 선발전과 전국체전만 뛰게 한다면 APB 경기를 뛸 것이다. 하지만 AIBA는 둘 다 안 된다는 입장만 고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6000만원 가까이 되는 벌금을 내라고 해서 솔직히 가진 것도 없는데 겁이 났다. APB 경기를 뛰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면서 “왜 국내 경기에 뛸 수 없는지 마음이 아프다. 진실을 밝히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AIBA, 대한복싱협회와 갈등 끝에 신종훈은 ‘태극마크’ 반납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신종훈은 “나는 대한민국을 대표해온 복싱선수 신종훈이 아니다. 나는 그저 대한복싱협회장과 집행부에서 하라면 해야 하는 미미한 존재다. 대한복싱협회와 집행부는 선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사리사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다시는 나와 같은 피해를 보는 선수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반드시 진실은 밝혀진다는, 그리고 밝히겠다는 마음으로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록 현 상황에 의해 한국 복싱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지만 신종훈은 “올림픽이 정말 간절하다. 런던 올림픽 때 좌절을 했던 만큼 리우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따고 싶다”면서 “지금까지 후회 없이 훈련했고, 앞으로도 하겠지만 한국 복싱을 일으켜보고 싶은데 이런 상황이 되니 힘이 많이 빠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신종훈은 지난해 5월 독일에서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전지훈련을 하던 중 APB와 계약서에 사인했다. 하지만 신종훈은 자신은 계약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강요를 받아 사인했고, 계약서도 6개월이 지난 뒤에야 받았다면서 자신의 전국체전 출전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AIBA와 비슷한 시기에 중국에서 열린 APB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전국체전 출전을 강행한 신종훈이 계약을 위반했다면서 자격정지 징계와 벌금을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