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허훈이 모비스 양동근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코트에서 가장 눈부셨던 선수는 연세대의 가드, '농구 대통령' 허재의 차남 허훈이었다. 프로농구 챔피언의 체면을 조금은 구기긴 했지만 그래도 울산 모비스는 강했다. 모비스에는 양동근이 있었다.
모비스가 천신만고 끝에 연세대의 돌풍을 가로막았다. 모비스는 20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프로-아마 최강전 경기에서 종료 8.1초 전에 터진 양동근의 역전 레이업에 힘입어 연세대를 79-78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2쿼터까지만 해도 연세대의 무대였다. 48-33으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허훈이 16점을, 최준용이 15점을 쓸어담았다. 반면, 모비스는 극심한 야투 난조로 인해 고전했다. 3점슛 14개를 던져 1개 밖에 넣지 못했다.
3쿼터 초반 20점 차까지 끌려가던 모비스는 반전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유재학 감독이 꺼내 든 지역방어에 연세대가 고전하는 사이 외곽포가 터졌다.
전반전과 그 이후의 모비스는 완전히 다른 팀 같았다. 열정 자체가 달랐다.
모비스의 3쿼터 야투 성공률은 40%로 연세대(46%)보다도 저조했다. 그러나 무려 6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야투 미스를 만회한 것이 컸다. 특히 외국인선수가 빠진 모비스 골밑의 '믿을맨' 함지훈의 공이 컸다.
모비스는 4쿼터 중반 송창용의 득점으로 65-63 역전에 성공했다.
공방은 계속 됐다. 연세대는 한때 7점 차로 밀리다가 종료 31.7초 전 정성호의 3점슛으로 78-77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모비스에는 양동근이라는 해결사가 있었다. 양동근은 종료 8.1초를 남기고 환상적인 더블 클러치 레이업으로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히어로' 양동근은 12점 9어시스트를 올렸고 함지훈은 14점 12리바운드(공격리바운드 8개) 8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송창용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4점을 올렸다.
모비스는 전반까지 체면을 구겼지만 어찌 됐든 20점 차 열세를 뒤집어 '형님'의 자존심을 세웠다.
'형님'들에 맞선 연세대의 돌풍은 2경기 만에 끝났지만 2학년 가드 허훈의 맹활약은 오랜 여운을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