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사관 앞 분신을 기도해 생명이 위독한 광주 출신의 항일 독립 운동가 후손인 최현열(80) 선생의 뜻을 계승하기 위한 시민 사회 공동 대책위원회가 발족해 공식적 활동에 들어갔다.
광주 전남 20여 개 시민 사회단체는 19일 오전 11시 광주광역시청 평화 소녀상 옆에서 일본 대사관 앞 분신을 기도한 독립 운동가 후손인 최현열 선생의 뜻을 계승하기 위한 광주전남 시민 사회 공동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발족했다.
대책위는 발족 기자 회견문을 통해 "최현열 선생이 죽음을 불사하고 우리 사회에 호소했던 뜻을 받아들여 반역의 역사가 더는 지속하지 않도록 역사 청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어 식민 지배에 대해 반성 없는 아베 정권과 역사 청산에 의지가 없는 박근혜 정부에 맞서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활동을 펼쳐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특히, 최현열 선생의 분신 사건을 보며 일제하 피해자들의 문제 해결에 대한 절박성을 인식했으며 국민이 힘을 합쳐 역사청산과 동북아 평화에 힘을 모을 것을 호소했다.
대책위는 이와 함께 병상에서 사투를 벌이는 최 선생의 쾌유를 기원하며 화상 치료비 모금과 입원 병원 위문 그리고 병원 앞에서 촛불 문화제 참여에 국민의 동참도 요청했다.
대책위는 아울러 역사 왜곡과 군국주의 시도 중단 및 식민지배 사과를 아베 정권에 요구하고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줄 것을 박근혜 정부에 촉구했다.
대책위는 앞으로 최 선생이 ‘칠천만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호소문을 통해 밝힌 뜻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최 선생의 화상 치료비 모금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최 선생은 지난 12일 서울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한국 정신대 문제 대책 협의회 '수요집회' 도중 ‘칠천만 동포에게 고함’(호소문), ‘나라 사랑’(시), 가족 앞으로 쓴 유서 등을 남기고 분신했다.
최 선생은 영암 출신의 항일독립운동가 최병수 씨의 후손으로 그동안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후원회원으로 참여했으며,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의 손해배상 소송 재판이 있을 때마다 여러 차례 법정을 찾아 힘을 보탰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에서 서울까지 여러 차례 달려가 할머니들과 함께 비바람을 맞으며, 일본의 사죄를 한목소리로 요구하는 등 평소 국권 회복과 민족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선생은 호소문을 통해 “광복이 되어 나라는 찾았어도 친일파 민족반역자들과 일제에 동조했던 부유층은 거리를 떵떵거리며 활보하고, 독립유공자들의 자손들은 거리를 헤매고 있지만, 한일관계를 우리 손으로 해결해 놓은 것은 하나도 없다” 고 안타까워했다.
최 선생은 이어 “역사는 무거운 짐이다. 말로만 애국, 애국 떠벌여도 소용없고 바른 역사 찾으려면 싸울 줄도 알고 죽을 줄도 알아야 한다”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남기고 분신을 기도했다.
최 선생은 전신 56%에 화상을 입었으며 이 가운데 40% 이상이 3도 중화상으로 서울 화상 전문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나 의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