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측근의 비리가 불거지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FIFA 조직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윤창원기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축구 대통령'에 공식 도전을 선언했다.
정 명예회장은 17일 오후 5시(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샹그릴라 호텔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12일 조지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을 참관하고 가장 강력한 대항마인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 등 유럽 축구의 주요 인사들과 만나는 등 활발한 득표 활동에 나섰던 정 명예회장은 1904년 FIFA가 출범한 파리에서 힘찬 도전을 시작했다.
정 명예회장은 "현재 FIFA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차기 회장은 현재 위기를 극복하면서 조직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대 FIFA 회장의 대부분이 유럽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한 정 명예회장은 달라진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TV 중계권료의 문제를 인용해 그동안 FIFA 조직 내 부정부패를 다시 한 번 언급한 정 명예회장은 '상식'과 '투명성', '책임성'을 되살릴 새로운 지도자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자신이 회장이 될 경우 부패를 막기 위해 4년 단임 회장직을 약속했다.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정 명예회장은 ①회장과 집행위원회, 사법기구의 '견제와 균형' 강화 ②총회의 '열린 토론의 장'화 ③자신의 4년 단임제 포함한 회장직 임기 제한 ④재정의 투명성 제고 ⑤회장의 급여, 보너스, 제반 비용 공개 ⑥각국 협회에 제공하는 재정지원프로그램의 합리적이고 유연한 분배 방식 도입 ⑦FIFA 조직 내 각급 직위에 여성 대표성 제고 ⑧ 상금의 상향조정 통한 여자월드컵의 위상 제고까지 총 8개의 공약을 발표했다.
정 명예회장은 '축구 대통령'이 되기까지 많은 후보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도전 의사를 밝힌 플라티니 UEFA 회장 외에 블래터 현 회장의 5선 당시 경쟁 후보였던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와 함께 스타 플레이어 출신 지쿠(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과 치열하게 경쟁할 전망이다.
한편 FIFA는 물론, 전 세계 축구계를 이끌 새로운 '축구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내년 2월 26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