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나는 소사와 다르다' 16일 경북 포항에서 올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치게 될 도미니칸 특급 한화 로저스(왼쪽)와 삼성 피가로.(자료사진=한화, 삼성)
또 다시 '도미니칸 특급' 대결이 성사됐다. 한화 에스밀 로저스(30)와 삼성 알프레도 피가로(31)의 격돌이다.
둘은 16일 경북 포항 구장에서 열리는 두 팀의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13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맞대결을 펼친다. 로저스가 대체 선수로 오면서 이뤄진 둘의 첫 대면이다.
로저스의 상승세는 하늘을 찌른다. 쉐인 유먼을 대신해 한화 유니폼을 입은 로저스는 지난 6일 LG전에서 외국인 투수 최초 데뷔전 완투승을 거뒀다. 9이닝 7탈삼진 3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의 쾌투였다. 2연패에 빠졌던 위기의 한화를 구해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로저스는 다음 경기인 11일 케이티전에서는 완투승을 넘어 완봉승을 거뒀다. 9이닝 7탈삼진 3피안타는 데뷔전과 같았고, 볼넷 3개를 내줬으나 실점은 없었다. 데뷔 2경기 연속 완투승은 KBO 리그 최초다. 한화는 다음 날까지 케이티를 잡아 시즌 첫 4연승에 성공했다.
단숨에 '독수리 군단'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연패를 끊어주고 연승을 이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최근 3연패에 빠진 한화를 다시금 구해야 하는 로저스의 어깨는 무겁다.
더욱이 화제의 더그아웃 응원으로 팀 분위기를 이끌며 빠르게 KBO 문화에 적응한 로저스이기에 한화가 거는 기대는 더 크다. 여기에 한화는 최근 박정진, 권혁, 윤규진 등 필승조의 연투로 로저스가 다시 한번 이닝이터 역할을 해줘야 한다.
▲로저스, 소사보다 한 수 위 피가로와 격돌
특히 로저스는 다시 한번 고국 출신 선수와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첫 대결에서는 이겼지만 이번에도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로저스는 6일 LG 에이스 헨리 소사(30)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같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데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 투수들의 격돌이라 이목이 집중됐다.
'현석, 우리 잘 합류했지?' 한화 로저스(오른쪽부터)는 지난 6일 KBO 리그 데뷔전인 LG전에서 소사(왼쪽)와 맞대결을 펼쳐 완투승을 따냈다.(자료사진=한화, LG)
하지만 로저스의 판정승이었다. 로저스는 데뷔전과 팀 연패의 부담감에도 메이저리그 명문 뉴욕 양키스 출신답게 노련한 완급 조절이 돋보였다. 데뷔전 완투승으로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반면 소사는 로저스와 맞대결을 의식한 듯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5이닝 동안 안타 9개와 사사구 4개를 내주며 3실점했다. 이후 소사는 자신을 강판한 벤치에 불만을 터뜨려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피가로는 소사보다 한 수 위의 투수로 평가받는다. 피가로 역시 150km가 넘는 공을 뿌리지만 대부분 지표에서 소사에 앞선다. 올해 피가로는 다승 3위(12승6패), 평균자책점(ERA) 8위(3.48)로 7승9패 ERA 4.39의 소사보다 월등하다. 선발 투수의 덕목인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도 15번으로 전체 3위다. 11번의 소사보다 안정적인 투수다.
피가로 역시 승리가 절실하다. 최근 2연패 중인 피가로는 특히 지난 10일 넥센전에서 6⅔이닝 7실점, KBO 리그에 데뷔한 올해 최악투를 펼쳤다. 연패 탈출로 에이스의 위용을 회복해야 한다.
과연 올해 최고 '도미니칸 특급'은 누구일까.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하는 로저스와 자신의 연패를 끊고 명예를 되찾아야 하는 피가로, 누구의 절실함이 누가 더 강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