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5일 서울 남현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청사에서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다. (사진=황진환 기자)
내년 20대 총선에 적용될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작업을 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는 13일 국회가 획정기준 마련 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을 비판하며 조속히 기준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획정안의 국회 제출 법정기한(13일)을 지키기 위해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별도로 선거구 획정위가 자체적으로 획정기준을 설정해 선거구 획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김대년 선거구획정위원장 등 획정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획정위는 "위원회가 제시한 기한의 마지막날인 오늘까지도 선거구획정 기준 등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며 답보상태인 정개특위의 진행경과를 볼때 향후 결정시기를 예측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선거구획정안 법정제출기한인 10월 13일까지는 불과 두 달 밖에 남지 않았고 더욱이 작년 10월 선거구간 인구편차 2대 1에 관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의 선거구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 당장에 선거구획정 기준 등이 결정되더라도 시일이 매우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또 "더 이상 선거구 획정 작업을 지체하면 과거의 퇴행적인 역사가 반복되리란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이라면서 "무작정 국회의 결정만 기다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도 선거구 획정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획정위는 "현행법의 일반원칙과 공청회 등을 통해 확인된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자체적으로 객관적인 획정기준 등을 설정하고 본격적인 선거구 획정작업에 착수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국회는 우리 위원회가 제시하는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획정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여야 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역대 선거구획정위원회와는 달리 독립기관으로 수범적 선례를 남겨야할 역사적 소임을 부여받았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법정기한인 10월 13일까지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거구획정안을 제출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