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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가출'이 아니라 '탈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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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청소년 28만명…'불량' 낙인 이전에 가출하게 된 '환경' 살피는 정책 필요

 

며칠 전 약속 장소로 향하던 중 번화가 뒷골목에서 앳된 얼굴의 아이들이 무리지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목격했다.

한마디 해 주고 싶었지만 어설픈 훈계를 하다 보복을 당할까 두려웠다. 나를 포함한 주변의 다른 어른들도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감춘 채 '불량 청소년'들을 모른 척 하고 지나갔다.

'신림동 아이들, 좌절 그리고 희망' 기획 기사를 취재하며 기자가 만난 아이들도 소위 '불량 청소년'이었다.

집을 나와 거리를 떠돌고, 술과 담배를 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 범죄에 가담하는 '문제아'들. 그러나 이들이 왜, 어떻게 가출 청소년들의 메카인 신림동까지 오게 됐는지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은 많지 않다.

개별적으로 만나 인터뷰한 거리의 아이들은 '불량'이라는 단어 하나로 낙인찍기에는 훨씬 복잡한 사정을 갖고 있었다. 칼을 휘두르는 아빠를 피해 달아난 경진이(가명), 엄마에 대한 미움으로 축구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집을 나온 정태(가명)까지.

각자의 사연을 품고 거리를 헤매는 아이들은 학생 신분을 버리고 거리의 '직업'을 택했고, 자연스럽게 범죄로 빠져들었다. 전과자가 된 아이들은 성인이 돼서도 신림동을 벗어나지 못한 채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이 범죄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그러나 폭력을 피해 거리로 내몰린 경진이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나는 이들과 다른 선택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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