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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인터뷰] 김상곤 "권역별비례,'독일식 연동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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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0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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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비례, 2대1 의미 살려야
- 종합교체지수로 물갈이…의정활동·지역활동·국민눈높이·지지율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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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독배'를 들었다고 표현했던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4.29 재보궐선거의 참패로 문재인 대표체제가 크게 흔들리자 영입돼 혁신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독배인지 축배가 될 지는 아직 진행형이다

교육현장에서는 공교육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지금 그가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선거와 정당개혁이다. 구체적으로는 권역별비례대표제와 공천개혁이다.

선거제도는 여당의 반대를 극복해야 하고 공천제도는 당내부의 반발을 돌파해야 하는 쉽지 않은 숙제들이다. 피를 묻히고 살을 도려낼 각오를 하고 있을까?

혁신위 출범 60일에 즈음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그를 만났다.

국가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차도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2대1로 제시한 만큼 그 의미를 살려야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국회의석을 369석으로 늘리든 300석으로 유지하든, 지역주의 해소와 올바른 민의 반영을 위해 권역별비례대표의 충분한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역별 비례대표의 구체적 방안으로는 '일본식 병립형'보다는 '독일식 연동형'이 돼야 지역주의 해소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제안하고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은 민의 반영이나 표의 등가성,평등성이 높은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며 "지역주의에 기반한 거대 양당시스템을 바꾸는게 필요한데 일본식으로 하면 효과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빅딜, 즉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오픈프라이머리 동시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비록 결이 다른 사안이지만 논의가 가능하다고 길을 열어둔 것은 권역별비례대표제의 불씨살리기 차원이다.

"권역별비례대표제는 선거제도의 문제이고, 오픈프라이머리는 공천 과정의 문제라 사실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원칙적으로는 빅딜 사안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정개특위에 두가지 다 제출돼 있으니 두가지를 서로 논의하는 건 가능한 사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역의원의 기득권을 보장하고 정치신인이나 사회적 약자의 진출을 제약한다는 입장은 분명히했다.

김상곤 위원장은 인적쇄신과 관련해 "무능력하고 불성실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분들을 걸려내는 기준을 만드는 게 혁신위의 역할이며, 검토를 거의 마무리해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남이나 다선의원, 86세대 등 대상을 특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인적쇄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신 교체지수와 의정활동 등을 고려한 종합교체지수로 평가하려한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지 여부는 당의 혁신작업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저희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당의 지지자들이 혁신에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혁신이 제대로 되면 사실 분당이나 신당 움직임이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 시대 이후의 국가리더십이 위기를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과거 카리스마적 리더십 시대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혁신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선거제도와 정당제도 개혁이라고 봤다.

김상곤 위원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든 이후 '풍찬노숙'의 심정으로 1년을 보냈다고 한다. 교육감을 마다하고 정치쪽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정치를 통해 교육을 실현해 보고자했던 것이다.

그는 '정치적 큰 뜻'이 있냐고 묻자 "허허허" 웃어넘겼다.

"혁신위원장 제안이 왔을 때 2가지를 고민했어요, 하나는 능력이 되느냐, 둘째는 정치행보를 어떻게 하느냐 였는데 능력은 부족하지만 당이 오죽 어려우면 저한테 요청을 했겠냐 싶어 수락했어요. 앞으로 제 정치행보는 내려놓을 것이고, 내년 총선도 나가지 않을 겁니다"

다음은 인터뷰 요약.

▶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왜 필요한가

= 우리 정치가 민의를 반영시키고 국민들의 뜻을 평등하게 수렴하는 그런 시스템 많이 부족하다. 지금 선거제도가 지역구도를 고착화시키는 방향으로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고 지역주의가 타파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도입하는게 필요하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우리가 처음 꺼낸 것이 아니라 이미 독일이나 몇몇 나라에서 실시되고 있고 지난 2월 중앙선관위도 제안한 바 있다. 우리가 제안하고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는건 민의 반영이나 표의 등가성·평등성이 높은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다. 병립형 보다는 연동형이 훨씬 국민들의 민의를 반영하고 표의 등가성,평등성을 높이는데 합리적으로 적절하다. 우리 선거가 거대 지역주의에 기반한 거대 양당 시스템이고 이것을 바꾸는게 필요한데 일본식으로 바꾸면 효과가 거의 없다.

▶ 의원정수 증원에 대한 입장은

= 혁신위에서도 선관위가 제안한 지역구와 비례 2대1 모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런데 정수 문제는 여야가 합의해야 할 사안이기도 하고 국민적인 동의도 있어야 한다.

▶ 문재인 대표가 권역별 비례대표-오픈프라이머리 일괄타결안을 냈는데

= 정치적인 협상 과정에서는 있을 수 있는 제안이라고 본다. 그런데 권역별비례대표제는 선거제도 차원의 법적인 문제이고, 오픈프라이머리는 공천과정에서의 방안에 관한 문제라서 사실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고 원칙적으로는 빅딜 사안으로 보긴 힘들긴 하지만 정개특위에 두가지 다 제출돼 있으니 두 가지 서로 논의하는건 가능한 사안이라고 본다. 저희 활동기한은 100일이다. 그 기간 내에 확정적으로 선거제도나 공천제도가 양당 사이에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저희로서는 그동안 구상한 것 중심으로 혁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 김무성 대표가 요구하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그동안 우리 당이 실시해온 국민경선제와는 약간은 다른 완전국민경선제는 우리의 실정에는 잘 맞지 않고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완전 국민경선제를 실시할 경우 현역이 기득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정치신인들이 진입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런 한계들 때문에 완전 국민경선제를 전체적으로 실시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다보니 김무성 대표가 제안한 것을 김무성 대권플랜, 새누리당 2017년 집권플랜이라고 보는 시각이 없지 않아 있을 수밖에 없다.

▶ 새누리당 일각에선 현재의 비례대표 54석을 권역별비례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 달리 구조를 바꾸는게 힘들다면 현재의 지역구와 비례 운용을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전환시켜서 하는 건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중앙선관위가 지역구와 비례 비율을 2대1로 제안한 건 큰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어떻게든 살려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중진, 호남, 86그룹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요구가 높다. 인적쇄신 방안은

= 혁신위에서는 그런 지역, 계층이나 세대와 관련한 특정 인적 쇄신은 합리적인 것이 아니라고 보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무능력하고 불성실하고 또 국민적인 눈높이에 안 맞는 분들을 어떻게 걸러낼 것인가, 그 기준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혁신위가 할 역할이다. 대체로 지금까지 했던 방법이나 수단들 모두 모아서 검토를 거의 마무리해가는 상황이다.

▶ 구체적인 방안은

= 의회활동이나 지역활동, 그리고 예전에 저희가 교체지수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 전체 종합교체지수로 평가를 하려고 한다.

▶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게 당에 자극이 될까

= 새정치연합은 60년 야당, 혹은 집권당으로 그동안 정치활동을 하면서 희생과 헌신적인 판단을 해온 경험들이 축적돼 있다. 그런 면에서의 당을 위해서나 한국정치를 위해서 판단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 혁신위 활동이 신당창당 막을 수 있나

= 쉽지 않은 질문이다. 그동안 많은 문제들이 누적되고 응축된 모순으로 나타나서 지금의 위기가 조성됐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당이 스스로 변신해야 한다. 저희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여기에 가장 필요한게 당의 핵심이나 지지자들이 혁신에 참여하고 혁신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혁신이 제대로 되면 사실 분당이나 신당 움직임이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 당지지율은 여전히 침체상태다. 혁신위 활동이 성과가 있었는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아직은 사실 국민 여망에 부흥을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위가 야당발 이슈들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고 있고, 그런 것이 국민들에게 점차 공유되기 시작하고 있다. 혁신위의 혁신작업은 아직도 내용적으로는 절반에 못미친다. 혁신작업이 계속 진적됨에 따라 국민들의 지지나 성원이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 당 일각에서 당명을 바꿔보자는 의견이 있다.

=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을 보아 고민을 해 볼 수는 있으나 혁신위가 지금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당 지도부에서 할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 최고위원회가 폐지되면 계파가 폐지될까

= 계파 자체는 완전히 없앨 수 없는 거다. 정당 조직은 정파나 계파라는 게 건강하게 발전돼야 하는데 그것이 집단 이기적 기득권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운영되는게 문제다. 근데 지금의 최고위원회는 그런 계파 역학작용이 작동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고 보고 바꾸자고 한 것이다.

▶ 앞으로 정치적 장래는, '큰 뜻'이 있을 것 같다.

= 허허, 아니다. 당에서 혁신위원장 제안했을 때 2가지 고민했다. 하나는 혁신위원장을 맡을 능력이 되느냐, 두번째는 이것을 할 경우 저의 앞으로의 정치 행보를 어떻게 할 것이냐 였는데 능력은 부족하지만, 그러나 당이 오죽 어려우면 저한테 요청했겠나 그런 판단을 했다. 또 앞으로 개인적인 정치 일정은 내려놓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년 총선에는 나가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고 일단 제 정치행보는 내려 놓았다.

▶ 3김시대 이후에 국가리더십 실종됐다는 인식이 있는데

= 3김시대 리더십은 카리스마가 작동하는 리더십이었다. 그러나 현대정치 상황 속에서 그런 카리스마는 적절하지도 않고 형성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보다 국민에게 다가가고 국민과 함께 하는 혁신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제도나 정당제도들이 제대로 구비돼야 한다,
김상곤
1949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영학과(69학번)에 입학해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1971년에는 교련반대운동 등 학생운동으로 제적돼 강제징집됐다.

이후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3년 한신대 교수가 됐다. 1986년에는 6월항쟁 교수선언을 주도하고, 이듬해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창립때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이른바 운동권교수 출신이다.

1995년부터 3년간 민교협 공동의장, 1996년 '노동법 안기부법 개악철폐 및 민중생존권 쟁취 범국민대책위원회' 상임공동대표, 2005년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9년부터 주민이 직접 뽑는 민선 1~2기 교육감으로 재임하면서 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을 추진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지난해 재보선 당시 교육감직에서 사퇴한 뒤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해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으나 김진표 후보와의 경선에게 패했다. 지난 4.29재보선 패배로 당이 내홍에 빠지자 혁신위원장으로 영입돼 혁신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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