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 앞뒤 모순, 지우개로 잉크 지웠다는 꼴
- 반나절이면 끝날 복구가 1주일 걸린 이유 설명 못해
- 안보기밀? 국회 정보위만의 열람인데 왜 문제?
- 임 과장 자살, 윗선의 지시에 의한 삭제와 관련 있어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신경민 의원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국정원의 민간인 해킹 의혹이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을 연결해서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들 그리고 국정원의 현장 검증에 대한 입장 들어봅니다. 신경민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 신경민> 네, 안녕하세요. 신경민입니다.
◇ 박재홍> 먼저 새누리당은 '이번 주 국정원장의 정보위 현안 보고를 통해 의혹이 충분히 해소됐다' 이런 입장인데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신경민> 정보위 현안 보고는 사태 이후에 두 번 있었습니다. 14일과 27일에 있었는데요. 시간상으로는 약 7시간 반에 걸쳤고요. 그 내용들을 쭉 나열해 놓고 보면, 정말 거짓말이 아닌 것을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고요. 대표적으로 (국정원) 설명 중에서 아주 기초적인 설명이 51개의 삭제한 파일을 100% 복구했다라는 건데요. 이 설명 중에 거짓말이 이미 들어가 있습니다. 그 정도로 거짓말이 많은데요. 이걸 조금 설명을 드리면 100%라는 것 중에 두 가지 자기고백이 거짓말인데요.
첫 번째는 이게 100%라는 걸 확신을 하려면 백업이 있어야 됩니다. 모든 기관에는 컴퓨터 자료가 있고 백업자료가 있어서 원자료가 혹시 소실이 된다 하더라도 백업자료로 다시 복원할 수가 있고 검증할 수가 있는데, 국정원장의 설명 중에 2013년 8월에 국정원이 컴퓨터 기능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2013년 8월 이전의 백업자료 일부가 유실이 됐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모집단을 잘 모르는 거죠. 51개를 삭제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자기고백이 들어가 있고요.
또 그 날 RCS 이 문제 프로그램, 문제 소프트웨어 안에 있는 삭제 기능으로 임 과장이 삭제를 했다고 설명을 했는데, 우리가 6일로 예정했던 기술간담회 협상을 하면서 자료를 요구한 게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무슨 이상한 얘기가 나왔냐면요. 시스템 서버에 있는 시스템 파일과 데이터베이스 파일까지 모두 임 과장이 삭제를 했다,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이건 무슨 얘기냐면, RCS 삭제 기능만으로 이 자료까지 삭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시스템 파일과 데이터베이스 파일까지 삭제를 했다면, 이것은 시스템이 완전히 구동되지 않는, 그러니까 엔터키를 누르고 아무리 키를 두드려도 RCS에 관련된 이 부분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믿어달라고 얘기하는 설명 중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이 있고, 100% 복구라고 얘기하는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자기고백이 들어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비유하자면 국정원이 임 과장이 지우개로 잉크를 지웠다는 말과 같다, 이렇게 이해해도 될까요?
◆ 신경민> 그렇죠. 고무지우개로 지웠는데, 실제로 가서 보니까 자료 자체가 어딘가로 다 사라져버렸다는 자기고백을 하는 겁니다.
◇ 박재홍> 그리고 또 무엇보다 국정원의 불법감청 프로그램 사용 사실을 국내에 처음 알렸던 프로그래머 이준행 씨에 따르면, 이 해킹 프로그램에 침투한 기록을 삭제도 할 수 있고 아예 침투하지 않은 것처럼 조작할 수 있다면서요?
◆ 신경민> 사실상 전문가들, 고도의 전문가들은 모든 로그기록을 다 만들 수 있다는 얘기여서, 실제로 확인을 하려면 하드디스크 원본을 확인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냥 믿으라고 하면 할 수 없겠습니다마는, 사실상 복구됐다고 내놓은 자료 자체에 대한 신뢰성에도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 신경민> 이미 국정원이 제가 말씀드린 그 고백을 통해서 '우리 말을 믿지 마세요'라고 고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박재홍> 전문가들은 딜리트키로 삭제를 했다면, 사실상 반나절이면 100% 복구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국정원은 그 딜리트로 삭제했다는 자료도 일주일 만에 복구했잖아요. 전문가들은 반나절이면 할 수가 있다고 했는데 국정원은 일주일 걸렸단 말이죠.
◆ 신경민> 반나절도 걸리지 않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어떻게 봐야 되나요? 사실상 일주일과 반나절도 안 걸리는 시간, 시차가 너무 많이 나는 거 아닌가요?
◆ 신경민> 그러니까 이것도 자기고백을 통해서 뭔가 지금 심각한 문제가 있고요. 뭔지는 모르지만 복구도 제대로 안 돼 있고, 삭제도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고 있고요. 만약에 국정원이 일주일 걸렸다면, 이 말을 믿는다면 안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국정원이 설명하는 것은 자기고백을 통해서 이미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을 여러 번 입증하고 있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박재홍>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의 하드디스크, 1차자료에 완벽한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 아닙니까? 지금까지 나오는 모든 의혹이 사실상 추정으로 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 신경민> 지금 국정원의 얘기는 금방 말씀드린 여러 가지를 포함해서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저희들의 결론이고요. 그러지 말고 국정원이 정말로 결백을 주장하려면, 우리들이 요구하는 지금 33개의 자료가 있거든요. 이걸 국방부 뒤에 숨어서 한 가지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이 33개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국가안보와 관련되어 있는 건 사실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는 자료가 있다면 전문가들이 신원조회를 통해서, 의원들과 함께 들어가서, 그것도 정보위원들과 함께 들어가서 보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겁니다. 그러면 국정원이 주장하는 대로 아무 죄가 없다는 것을 우리가 입증해 주겠다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런데 국정원 국장 출신이죠.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 같은 경우는, 야당이 요구하는 모든 로그파일을 갖다주는 순간 우리 국정원이 세계의 정보기관에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정보기관 특성상 모든 걸 보여주는 건 불가능한 거 아닌가요?
◆ 신경민> 이미 우리 국정원은 세계의 웃음거리가 여러 번 됐고요. 댓글다는 국정원은 없고요. 간첩조작을 이렇게 저질스럽게 하는 국정원은 있을 수가 없고요. 정보사찰을 이처럼 하는 국정원도 전 세계 정보기관에 거의 있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가 남북대치 상황이라는 것은 인정을 하지만, 지금 국정원이 정치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을 이번에 벗고 싶다면, 제한된 조건, 그러니까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이지 자료를 공개하라는 게 아니거든요. 엄격한 조건 아래에서 자료를 제출해서 전문가와 정보위원들이 검증을 해 줄 테니까, 자료를 내놔라. 그러니까 제출만 하라고 얘기하는 건데, 이것을 국정원은 자료의 제출은 자료의 공개라고 하면서, 말하자면 이것도 거짓말을 하는 거죠. 모면을 하기 위해서 자료의 제출은 공개고 웃음거리라고 하는데, 웃음거리의 계기를 마련하고 무능하고 불법만 일삼는 기관이라는 것을 내외에 과시한 것은 바로 국정원 자신이고요. 이것을 감싸고 있는 여권과 청와대가 책임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의원님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국정원의 임 과장, 국정원 감찰 받다가 죽었다 이런 주장을 하고 계신 거죠? 어떤 얘기입니까?
◆ 신경민> 이것도 자기고백을 통해서 제가 추론을 하고 얘기를 하는 건데요. 일단 MDM이라는 소프트웨어가 국정원 직원의 모든 핸드폰에 들어 있다는 것은, 국정원이 직접 설명을 한 거고요. 그리고 문제의 그 날 7월 18일이죠. 7월 18일 아침에 즉각적으로 위치추적을 지시를 하고 시행을 해서 용인의 저수지 근처에 있다는 답이 나온 겁니다. 이건 무슨 얘기냐면요. 소프트웨어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부서는 감찰실입니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위치추적을 지시했다는 것은 이 사람을 감찰 중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거고요. 그리고 국정원이 설명하는 대로 임 과장이 이 소프트웨어의 모든 책임자였다고 일단은 믿고요, 사실 그럴 가능성이 높은데요, 혼자는 물론 아닙니다마는. 그렇다면 7월 초에 이 소프트웨어가 문제가 됐을 때 국정원이 경위를 감찰하지 않는다라고 하면 그것도 말도 되지 않는 직무유기거든요. 이런 정황과 그리고 국정원의 자기고백을 통해서 보면, 임 과장은 감찰조사가 진행 중이었고요. 14일 국회 정보위를 전후해서 끝났고, 죽기 하루 전날인 17일에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이 나와서, 이분이 18일에 자기 목숨을 끊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도 국정원의 자기고백을 통해서 추론을 한 것이지, 제가 무슨 엉뚱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 박재홍> 말씀하신 대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에, 관련 담당자 아니었습니까? 따라서 문제가 있었으니까 감찰을 할 수도 있는 건 아닌가요? 감찰과 죽음의 연관성, 과도한 추론이 아닐까요?
◆ 신경민> 국정원의 감찰에는 3가지가 있는데요. 경위조사, 감찰조사, 보안조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보안조사는 대단히 높은 수준의 조사를 하기 때문에, 이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오늘까지, 그리고 이 사람을 둘러싼 모든 것을 공과 사를 다 조사를 하는 것이고요. 그 중에서 지금 유서나 여러 가지 정황을 보면, 이 사람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압박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유서는요, 여러 사람들이 지적을 하지만 경위서나 시말서와 비슷한 것이고요. 유서를 잘 들여다보면 윗선은 책임이 없고 내 책임이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삭제와 관련된 일이고, 이 삭제한 자료 중에 윗선이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것을 추론하는 것이 가능한 자료가 들어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이 죽은 것은 첫째는 삭제와 관련이 있고, 그 삭제한 자료 중에는 윗선의 지시에 의해서 뭔가 한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 들어 있을 것이 분명한 거죠. 그런 걸로 봐서는 임 과장이 그 오해를 받고 있다는 것을 씻어내기 위해서 노력을 했고, 노력이 한계에 부딪히니까 죽은 것이 아니냐라고 판단이 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신경민>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죠. 새정치민주연합의 신경민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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