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한영대학 A교수가 2015학년도 1학기 전공 3과목에서 학생 19~20명이 '유령학생'이라며 무더기로 F학점을 부여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전남CBS 최창민 기자)
전남 여수의 전문대학 교수가 자신의 전공과목을 수강한 학생 55명 가운데 39명이 학교를 다니지 않는 이른바 '유령학생'이라며 무더기로 F 학점을 주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전남 여수 한영대학 A교수는 지난 봄 학기 자신이 강의한 2학년 전공과목 2과목의 수강생 25명 중 20명에게 무더기로 F학점을 부여했다.
이 교수는 또 1학년 전공과목 1과목의 수강생 30명 중 19명에게도 F학점을 부여했다.
2년제인 이 학과에서만 전체 학생 55명의 70%에 해당하는 39명이 F학점을 받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A교수는 "해당 학생들은 한 학기 강의가 이뤄지는 동안 한 번도 출석을 하지 않은 유령학생이어서 F 학점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해당 수업을 수강한 한 학생도 "매 강의 시간에 4~5명의 학생만이 출석해 수업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실제로 F학점을 받은 한 학생도 "수업을 듣지 않았다"고 말해 A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한영대학의 학칙을 보면 수업시수의 4분의 1을 결석하면 해당 과목의 시험을 치를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수업에 출석하지 않은 학생에 대한 A교수의 F학점 부여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해당 학생들이 소속된 학과의 학과장은 A교수에게 해당 학생들에게 C학점 이상을 줄 것을 요구했다.
A교수는 "학과장이 '학교에 오면 장학금 준다, 졸업도 시켜준다고 해서 데려온 학생이니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C학점이라도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과장 B씨는 "그 학생들이 리포트라도 냈으니까 C학점이라도 달라고 했고 강요는 안했다"며 "A 교수 수업은 안 받았어도 내 수업은 모두 받고 가서 잘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같은 과에 속한 학생들이 전임교수 2명의 과목 중 학과장 수업에만 참여했다는 것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이에 따라 대학들이 학생 충원 문제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한영대학이 학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이 학과에 '유령학생'을 입학시킨 뒤 허위로 학점을 주고 졸업까지 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해당 교수는 현재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해당 교수의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F학점 부여도 해당 학과와 교수 개인의 문제"라며 유령학생과 관련한 의혹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와 관련해 지난 몇년 간 교육부 감사와 경찰, 검찰 조사를 수 차례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