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뽑히자' 도미니크 서튼(왼쪽)과 윈델 매키니스가 20일 2015 KBL 외국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라스베이거스=사진공동취재단)
2015 프로농구(KBL) 외국 선수 트라이아웃이 열린 20일(한국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데저트 오아시스고. 신장 측정을 통과한 124명 지원자들이 10개 팀으로 나뉘어 연습 경기를 통해 기량을 펼쳤다.
올 시즌에는 특히 10개 구단이 각별히 이번 드래프트에 신경을 쓰고 있다. 다가올 2015-16시즌부터는 외국인 선수 1명을 무조건 193cm 이하 단신을 뽑아야 하는 까닭이다. 2006-07시즌 이후 폐지됐던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이 부활했다.
때문에 각 팀들은 쓸 만한 단신 선수 선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3cm를 넘는 장신 선수들은 어차피 구관들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이끈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1순위로 꼽히는 가운데 지난 시즌 동부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 전 모비스 센터 로드 벤슨 등이다. 여기에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히는 리카르도 포웰, 애런 헤인즈 등도 선택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단신 선수들은 대부분 KBL에서 검증이 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 영상이나 트라이아웃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어도 뚜껑을 열면 다른 선수로 변하는 게 한두 명이 아니었다"는 게 구단 실무자들의 의견이다. 각 팀들이 단신 선수 선발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어딜 감히' 찰스 로드(102번)가 20일 2015 KBL 외국 선수 트라이아웃 경기에서 매키니스의 슛을 블록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사진공동취재단)
여기에 단신 선수 선발을 심사숙고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선수에 대한 급여 문제다. 현행 KBL 규정에는 1라운드 외국 선수는 월봉 3만 달러(약 3500만 원), 2라운드 지명 선수는 2만 달러를 받는다.
만약 단신 선수를 1라운드에서 뽑으면 장신 선수에게는 1만 달러 적은 월봉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경기에서 더 많이 뛰는 선수는 대개 장신 선수다. 장신 선수가 적은 연봉에 불만을 품어 갈등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라운드에서 뽑힐 만한 단신 선수도 꽤 있다. NBA(미국 프로농구) 출신 안드레 에밋(191cm), 가베 프루트(189.5cm)를 비롯해 NBA 서머리그로 하루 늦게 신장을 측정한 도미니크 서튼(192.1cm) 등은 상당한 실력파로 꼽힌다. 이날 트라이아웃에서도 탄력과 실력을 과시했다.
감독들은 "1라운드 5순위부터는 각 팀들이 단신을 뽑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검증된 KBL 출신 선수들을 빼면 장신들의 기량이 떨어지는 까닭이다.
그렇게 되면 단신 선수가 연봉을 더 많이 받는 상황이 벌어진다. 몇몇 감독과 사무국장들은 "선수가 불만을 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다만 "인센티브 5만 달러가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7개월 봉급 21만 달러와 14만 달러는 차이가 적잖다. 한 사무국장은 "이를 지혜롭게 조절하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 선수들은 21일 하루 더 트라이아웃을 소화한 뒤 22일 드래프트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