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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포로 사죄 日미쓰비시, 韓피해자 문제에 "대답 삼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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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1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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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잣대…'강제동원 법적으로 종결' 日정부 태도가 영향 미치는 듯

 

강제 동원된 미군 포로에 사과하기로 한 일본 미쓰비시(三菱)머티리얼이 한국인 피해자에게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쓰비시머티리얼 관계자는 2차 대전 중 동원된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자에게 사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 "그것에 관해서는 현재 재판 중이므로 대답을 삼가겠다"고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판이 종결된 이후에라도 사죄할 계획이 있는지, 법적인 책임과는 별개로 사죄에 관한 태도를 명확하게 할 수 없는지 등 질문에 "발언을 삼가고 싶다", "지금 시점에서는 (답변을) 삼가고 싶다"며 회피로 일관했다.

또 왜 한국인 피해자는 외면하면서 미군 포로에게만 사죄하기로 했느냐는 물음에는 "(미군 포로에게 사죄하는) 19일 이후에 대응하고 싶다"고 반응했다.

이는 계열사인 미쓰비시중공업이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와 손해배상 책임을 두고 소송 중인 점을 의식한 대응으로 보인다.

전쟁 상대국이던 미국의 참전 군인에게는 현지로 찾아가 공개 사죄를 하기로 해놓고 한국인 피해자에게는 회사 견해조차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것은 뚜렷하게 대비된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이 이처럼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확실하지는 않으나 일본 정부 반응과도 관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는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자의 배상 요구에 대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법적인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한국 법원이 내린 배상 판결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표명해왔다.

미쓰비시머티리얼과 마찬가지로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인 미쓰비시중공업은 근로정신대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광주고법 판결에 불복해 이달 13일 상고했다.

한일관계 전문가 등은 일본 기업이 설령 피해자와 적절한 방식으로 합의하고 싶어도 일본 정부의 강경한 태도 때문에 개별적으로 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미쓰비시머티리얼 기무라 히카루(木村光) 상무는 일본군에 포로로 붙잡혀 강제 노역한 전직 미군 병사 제임스 머피(94)씨와 미군 포로 유족을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나 사죄한다.

미쓰미시머티리얼의 사죄 현장에는 올해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만찬에 초대받은 레스터 테니 애리조나 주립대 명예교수도 동석할 것으로 보인다.

테니 명예교수는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필리핀 바탄 반도에서 붙잡은 미군과 필리핀군 포로 등 수만 명을 폭염 속에서 약 100㎞가량 걷도록 강요해 많은 사망자를 낸 '바탄 죽음의 행진'을 겪고 생존한 인물이다.

주미 일본대사관 측은 19일 예정된 사과가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결단이며 일본 정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미국인 포로 징용 문제를 2009년과 2010년 공식 사과했고 아베 총리가 최근 피해자에게 다가서는 정치적 액션을 보인 것 등을 일본 기업이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취재보조: 이와이 리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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