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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와 유로존 정상들이 13일(현지시간)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하는데 합의했다. 유로존이 그리스에 3년간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를 지원하는 대신 그리스는 연금과 세제 등 고강도 개혁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양측이 극적인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그리스의 실질적인 국가부도 위험이 줄었고 무엇보다 유로존 탈퇴, 그렉시트라는 파국도 막았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는 환영했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그리스를 성장의 길로 다시 이끌려는 채권단의 의지와 개혁에 나서겠다는 그리스의 의지가 반영됐다"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도 그리스 합의에 대해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그리스와 유럽 파트너들이 중요한 성과를 진전시킬 수 있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뉴욕 증시는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 합의 소식으로 1% 넘게 급등했다. 파리와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증시도 강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합의는 시작일 뿐, 그리스의 갈 길은 멀고 험하기만 하다. 그리스는 더욱 강력해진 개혁안을 당장 15일까지 입법화해야 하지만 그리스 의회와 국민의 반대가 격렬하다.
독일과 핀란드 등도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자신의 세금으로 그리스 국민을 지원해선 안된다는 정서가 강하다.
더욱 큰 문제는 어렵사리 구제금융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그리스 개혁안이 성공할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은 "그렉시트를 완전히 피하려면 그리스가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 안정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뤄야 하는데 현재의 계획으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 미국 재무장관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CNBC에 출연해 그렉시트 가능성과 관련해 "상황이 잘못된 쪽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상당하다는 점을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의 급한 불은 껐지만 언제든 위기가 재발하면서 또 다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가 고개를 들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