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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관입니다" 보이스피싱 '그놈' 목소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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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선수'에게 전화한 웃지 못할 사례도

자료사진.

 

"대검찰청입니다, 당신의 계좌가 범죄에 악용됐습니다."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은 어떤 방식으로 선량한 서민들을 속일까?

경찰청은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보이스피싱 지킴이' 홈페이지(http://phishing-keeper.fss.or.kr)에 실제 사기범들의 전화 육성을 공개했다.

통상 보이스피싱 조직은 중국에 콜센터를 차린 뒤 일반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해 개인정보 등을 요구하고 국내에 상주하는 대포통장 모집책과 인출책을 통해 돈을 빼내는 수법을 쓰고 있다.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당국을 사칭하는 것은 물론 금융감독원이나 대기업 인사과 직원을 사칭하는 경우도 많다.

아래는 실제 보이스피싱 범인들의 육성.


▶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김민재 수사관을 사칭해 명의도용에 휩싸였다며 보이스피싱을 시도하는 사례도 있다. 검찰이 사기단을 검거했고 이 과정에서 대량의 대포통장, 신용카드 등을 압수했는데 전화를 받은 사람 명의도 있다는 것. 본인 명의로 확인됐으니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으면 피해자 입증을 받아야 한다고 개인정보를 요구한다.



▶ 은행연합회를 사칭해 신용범죄에 연루됐다며 보안코드 변경이 시급하니 현금인출기 앞으로 오라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사례도 공개됐다. 전화 속 '그놈'은 "보안코드가 인출된 것은 사실 은행직원들이 범법자에게 유출한 거니까 은행직원들에게 문의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보이스피싱을 시도한 웃지 못할 사례도 등장한다. 한마디로 '선수'가 '선수'에게 전화를 건 셈. 씨티캐피탈을 사칭한 직원이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기획상품이 나왔는데 가입할 것을 권유하자 묵묵히 듣고 있던 A씨가 "혹시 지난번에 마닐라에서 전화한 놈 아니냐? 아직 그만 안뒀냐?"고 되묻는다. 보이스피싱 시도자는 깜짝 놀라면서 "아 맞아요, 이제 그만두려고요"라고 답한다. "아직도 (필리핀에) 감금돼있냐? 조직이 너무하네"라는 등의 일명 '선수'들끼리만 통하는 이야기도 주고받는다.



▶ 취업희망자를 대상으로 대기업 인사과 직원이라고 속여 이력서는 물론 통장과 신용카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본사 인사과에서 필요하니 통장 잔액을 비우고 통장과 카드를 보안직원을 통해 본사로 넣어달라는 요구다. 과거에는 대포통장을 구하기가 쉬웠지만 경찰 단속으로 이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교묘한 수법을 쓰는 것.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서민경제를 좀먹고 있다고 판단,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앞서 지난 8일 강신명 경찰청장은 '전국 경찰지휘부 회의'를 열고 "최근 조직화·지능화하는 전화금융사기에 대해 범죄단체로 처벌하는 방안을 포함해 조직의 뿌리까지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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