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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해녀의 81.8%가 60세 이상

사진=EBS 제공

 

제주도 동쪽 끝 우도. 이 곳 해안가 근처 얕은 바다는 '할망바다'로 불린다. 먼 바다에 나가 물질하기엔 힘이 부치는 해녀 할망들이 여기서 물질을 하기 때문이다. 올해 나이 90세(1926년생)인 해녀도 있다. 8세에 물질을 시작한 이 할머니는 올해로 해녀경력 82년차다. 그가 날마다 바다로 가는 이유는 뭘까.

◈해녀들의 공동체 삶

물때를 만난 해녀들이 공동작업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분주한 움직임 사이로 시끌벅적한 대화 소리가 이어진다. 해녀들의 회의시간이다. 이들은 날씨나 금어기 등 물질에 관한 모든 사항을 함께 의논하며 하루 작업계획을 수립한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망망대해에서 수없이 생과 사를 넘나든 이들에겐 허례허식 같은 건 필요없다.

윤영례(80) 씨는 때때로 죽음의 고비를 넘긴 지난날을 회상한다. "눈앞에 전복이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욕심을 부려 정신을 잃었다. 동료 해녀가 없었다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해녀들의 동료애는 용광로보다 뜨겁다.

◈해녀의 정신을 배우다, 해녀학교 사람들

제주시 해녀 연령 실태조사(2013년 기준)에 따르면, 전체의 81.8%가 60세 이상이다. 70~79세가 39.3%(1016명)에 이르고, 60~69세가 31.0%(800명), 80세 이상이 11.5%(296명)를 차지한다. 노령화로 인해 해녀의 명맥이 끊길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제주 해녀학교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2007년 개교한 이 학교는 작년까지 362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학생들은 이 곳에서 4개월 동안 현직 해녀들로부터 물질을 배운다. 이들이 해녀학교에서 배우려고 하는 건 뭘까.

◈사진작가를 흔들어 놓은 해녀들의 삶과 숨

오랜 세월 우도 해녀를 흑백사진에 담아 온 사람이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성은 씨다. 그는 90년대 후반 우연히 찾은 우도에서 만난 해녀들에게 영감을 얻고 사진작업을 시작했다.

데면데면했던 해녀들은 어느새 격의없는 친구가 됐다. 처음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해녀들을 만났지만 이제는 카메라 너머 그들의 삶과 직접 만난다.

오랜만에 전직 해녀 김춘산(78) 할머니를 찾아간 이 작가는 제주항일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일제 강점기, 해녀들은 식민지 수탈에 끈질기게 항거했다.

오는 10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되는 EBS '하나뿐인 지구-바당 여자 이야기'는 제주 해녀의 존재 가치를 되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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