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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극복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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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 제임스 카메론에 대한 존경과 전복…1, 2편과 새 시리즈 잇는 가교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스틸(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연출한 1, 2편과 앞으로 진행될 새로운 이야기를 잇는 가교 역할에 충실하다. 3부작으로 기획된 시리즈의 서막답다.

시간여행을 토대로 한 이 영화의 흐름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2029년 미래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1984년을 거쳐 2017년으로 이어진다.

카메라는 먼저 미래의 존 코너(제이슨 클락)가 이끄는 인간 저항군과 로봇 군단 스카이넷이 벌이는 전쟁을 비춘다.

존 코너는 터미네이터 T-800(아놀드 슈왈제네거)으로부터 어머니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를 보호하기 위해, 부하이자 아버지인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를 1984년으로 보낸다.

여기까지는 기존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본 관객이라면 익히 아는 내용이다. 하지만 1984년으로 간 카일 리스는 우리가 봤던 1편과는 180도 달라진 상황과 마주한다.

사라 코너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T-800의 도움 덕에 여전사로 자라 있었다. 카일 리스를 기다리고 있던 사라 코너는 그를 데리고 훗날 스카이넷으로 진화하게 될 제니시스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막고자 2017년으로 향한다.

2017년에 도착한 사라 코너와 카일 리스는 놀랍게도 미래에서 온 존 코너를 만난다. 그런데 존 코너는 어찌 된 영문인지 나노 입자로 만들어진 터미네이터 T-3000으로 변해 있었다.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스틸(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라 코너와 카일 리스, 그리고 수십 년간 둘을 기다리고 있던 T-800은 스스로를 "인간도 기계도 아닌, 그 이상의 초월적인 존재"라고 말하는 존 코너를 상대로 생사를 오가는 대결을 펼친다.

극중 2029년과 1984년의 이야기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 2편에 대한 존경을 담은 오마주의 성격이 짙다.

이 두 시간대에서는 디스토피아로 그려진 인류의 암울한 미래와 액체 터미네이터 T-1000(이병헌) 등 제임스 카메론이 창조해낸 세계가 종합선물세트처럼 펼쳐진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새로운 3부작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세계관을 계승한다"는 선언인 셈이다.

하지만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그 안에서 때로는 미묘하게, 때로는 대담하게 변화를 줌으로써 "우리는 좀 더 진화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낸다.

극중 사라 코너를 키워 온 '늙은' T-800이 그녀를 없애고자 미래에서 온 '젊은' T-800을 제거하고, 연약한 식당 종업원이던 사라 코너를 여전사로 탈바꿈시키는 식이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벌이는 전편에 대한 전복은 2017년에 존 코너가 터미네이터로 등장하면서 절정에 달한다.

이는 1편에서 사라 코너를 제거하려던 악당 T-800이 2편에서는 존 코너를 보호하는 조력자로 등장했던 것만큼이나 대담하다. 극 말미까지 이어지는 이러한 대담한 전복이 때로는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캐릭터들에 대한 전복은 결국 그들이 활약하는 세계의 전복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1, 2편을 통해 공고히 쌓아올려졌던 디스토피아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와르르 무너져내린다.

미래를 정해진 지점으로 설정하지 않고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 둠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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