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 멤버들. (JTBC 공식홈페이지 캡처)
JTBC '비정상회담'이 1년 간의 첫 여정을 마쳤다. 멤버들 6명이 전격 교체되면서 전열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게 됐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 '비정상회담'은 롤러코스터 못지 않게 상승과 하강을 거듭해왔다. 절정의 기쁨도 누려봤고, 아찔한 위기도 있었다.
1주년을 맞아 두 번째 여정을 나서는 '비정상회담'을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 외국인 예능 전성시대의 시작
'비정상회담'으로 외국인 방송인들은 새롭게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이들 대부분은 방송 출연이 처음이었음에도 여느 스타들 못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
외국 청년들이 한국 사회의 실질적인 문제에 공감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호감으로 다가왔고, 유창한 한국말이 친근함을 더했다. 외모뿐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건강한 시각과 생각, 반듯한 언행 등이 매력포인트로 작용했다.
예능 감각도 전문 예능인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일반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신선한 유머감각과 이야기들로 웃음을 꽃피웠다.
인기에 따른 잡음도 있었다. 온라인상에서 불거진 주장에 터키인 멤버 에네스 카야는 불륜 논란, 중국인 멤버 장위안은 강의 불성실 논란에 휩싸였다.
◇ 기미가요로 심판대에 서다순조롭고 평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승승장구하던 '비정상회담'에도 위기가 닥쳤다. 지난해 일본 멤버를 소개하며 일본 국가 '기미가요'를 배경음으로 틀었기 때문이다.
노래가 함의하고 있는 역사적 상징성이 문제가 됐다.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은 황국 신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조선인들에게 '기미가요'를 부르게 한 바 있다.
방송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에 관련 민원이 쏟아졌고, 결국 '비정상회담'은 방통심의위의 심의를 받게 됐다.
심의 기간 동안에도 사태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제작진 측의 반복된 사과에도 비난 여론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곳곳에서 폐지설이 대두되고 서명운동이 벌어졌으며 이런 여론을 의식하듯 광고 및 협찬사들도 등을 돌렸다.
두 차례의 회의에서 결국 '비정상회담'은 경고 조치를 받았다.
◇ 남자판 '미수다'? 청년판 '백분토론''비정상회담'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꽃다운 외국인 남자들이 모인 것을 보고 남자판 '미녀들의 수다'로 보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비정상회담'은 '정상회담' 포맷대로 '토크'보다는 '토론'에 가깝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 결과 외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 문화 등 가벼운 주제부터 혐오주의, 동거 등 무거운 사회 주제까지 심도 있게 다룰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