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경기인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74번째 '슈퍼매치'는 치열한 공방전 끝에 0-0 무승부로 끝났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결국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
지난 4월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K리그를 대표하는 두 팀의 올 시즌 첫 맞대결. 경기는 팽팽한 흐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수원의 5-1 대승으로 끝났다.
두 팀의 맞대결인 ‘슈퍼매치’에서 4골 차 승리는 처음이었다. 이 경기 전까지 ‘슈퍼매치’ 최다골 차 승리는 1999년 7월 수원이 안양 LG 치타스를 상대로 거둔 4-0 승리다. 5골을 넣고 승리한 것도 2000년 4월 수원의 5-4 승리 이후 처음이다.
서울과 수원은 두 달여 만인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 나섰다. 리그 18라운드이자 역사상 74번째 ‘슈퍼매치’. 7라운드에서 역사적 대승을 거둔 승자 수원도, 패자 서울도 지난 경기는 잊었다.
18라운드를 앞둔 서정원 수원 감독은 “지난 승리 후 선수들에게 ‘오늘까지만 좋아하자’고 몇 번이고 주문했다”면서 “몇 번을 이야기해도 선수들은 무의식중에 남아 있다. 나도 그랬다. 자신감은 갖되 대승의 허망함은 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역시 마찬가지다. 최용수 감독은 “다시는 5대1 같은 스코어는 나올 수 없다”면서 “인내심과 집중력을 갖고 부담과 경직은 버려야 한다. 단순하게 리그 한 경기라는 생각으로 지난 패배와는 다른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감독의 의지대로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쉴 새 없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상대 진영에서의 패스 실수는 곧바로 역습으로 이어졌고, 경기 초반부터 거친 몸싸움이 쏟아졌다. 그러나 선수들의 움직임에 비해 소득은 없었다. 전반 45분 동안 유효 슈팅이 수원의 1개가 전부였을 정도로 상대 문전을 위협하는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후반 들어 두 팀은 일제히 교체카드의 활용으로 해법을 찾았다. 수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최재수를 대신해 권창훈이, 서울은 후반 12분에 정조국을 불러들이고 윤주태가 투입됐다. 두 팀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에이스’가 나란히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어 수원은 수비수 양상민을, 서울은 공격수 몰리나를 선택했다.
후반 들어 원정팀 수원이 공격의 고삐를 더욱 바짝 조였다. 수원의 강력한 압박에 서울은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허용했다. 수세에 몰린 서울은 후반 37분 마지막 교체카드로 에벨톤을 넣어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4분이나 주어진 추가시간에도 결국 두 팀은 아무런 소득 없이 승점 1점씩을 나눠가진 것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