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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의 골든스테이트, '3D'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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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커리 (사진/NBA 제공)

 

미국 TNT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적인 스타 출신 찰스 바클리는 항상 말했다. "점프-슈팅을 앞세우는 팀은 절대로 우승할 수 없다"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편견을 깼다. 바클리 뿐만 아니라 다수의 농구 전문가들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골든스테이트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NBA 파이널 6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105-97로 제압하고 최종 전적 4승2패로 정상에 올랐다.

팀이 1승2패로 뒤진 4차전부터 주전으로 투입돼 시리즈의 판도를 바꿔놓은 안드레 이궈달라는 25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활약을 펼쳤다. 이궈달라는 르브론 제임스를 전담 수비한 공로를 인정받아 파이널 MVP에 올랐다. 파이널 전 경기에 주전으로 뛰지 않은 선수가, 또한 정규리그 때 한번도 주전으로 뛰지 않은 선수가 파이널 MVP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규리그 MVP 스테판 커리는 파이널 MVP를 이궈달라에 내줘야했지만 25점 8어시스트를 올리며 제 몫을 했다.

이로써 워리어스는 1975년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1975년 이후 4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67승15패로 전체 승률 1위를 기록해 포스트시즌 돌풍을 예고한 팀이었다.

골든스테이트의 색깔은 명확하다. 그들은 전통적인 골밑 위주의 농구, 포스트업 위주의 공격을 포기한 팀이다.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톰슨을 앞세워 2대2 농구로 공격을 전개한다. 높이는 낮아도 외곽슛을 던질 줄 알고 패스 연계에 능한 빅맨들을 배치해 공간을 넓히고 패스 플레이에 주력한다. 자연스럽게 외곽슛 기회가 많이 생긴다.

골든스테이트는 슛에 대한 개념 역시 다른 팀들과 차이가 있다. 굳이 24초의 공격제한시간을 모두 소진하려고 하지 않는다. 공격을 하다 슛 기회가 생기면 누구든 주저없이 슛을 던진다. 속공 기회에서 커리나 톰슨은 굳이 골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외곽에서 기회가 보이면 슛을 던진다. 때로는 무리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무리가 아니다.

외곽슛을 앞세운 골든스테이트의 저돌적인 농구는 2014-2015시즌 NBA의 트렌드였다.

올 시즌 4강(서부컨퍼런스 결승 및 동부컨퍼런스 결승 진출팀)에 오른 팀들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3점슛을 많이 던지는 팀이다. 골든스테이트와 클리블랜드, 애틀랜타 호크스와 휴스턴 로켓츠는 팀 전체 야투(2점슛+3점슛) 중 3점슛의 비율이 높은 순위를 따졌을 때 리그 1~4위에 올라있는 팀들이다.

골든스테이트는 올 시즌 82경기에서 총 2,217개의 3점슛(리그 4위)를 던져 883개(리그 2위)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39.8%로 리그 1위다. 찰스 바클리의 말처럼 골든스테이트는 리그의 대표적인 '점프-슈팅' 팀이다.

NBA에서 슈터를 전면에 배치해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

골든스테이트의 간판은 '슈터' 스테판 커리다. 그는 정규리그에서 286개의 3점슛(성공률 44.3%)을 기록해 단일시즌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총 98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단일시즌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 보유자 레지 밀러보다 무려 40개가 많았다.

그러나 골든스테이트가 외곽슛만 앞세워 정상에 오른 것은 아니다.

1982년 팻 라일리 이후 처음으로 감독 데뷔 시즌에 우승을 차지한 스티브 커 감독은 "3점슛 얘기는 시즌 내내 들었던 얘기"라면서 "중요한 것은 공격과 수비의 조화다. 우리는 리그에서 수비 1등 팀이기도 하다. 우리는 평균득점이 가장 높았고 어시스트도 가장 많았다. 동시에 상대팀의 야투성공률이 가장 낮았던 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리그에서 수비를 가장 잘하는 팀이었고 덕분에 많은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다. 우승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비를 잘해야 한다. 공수 조화가 관건이다. 다만 사람들이 (우리 수비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주 하지 않았을 뿐이다"고 말했다.

스티브 커 감독의 말은 모두 사실이다. 골든스테이트는 올 시즌 야투성공률과 야투허용률 부문에서 모두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한 시즌에 두 부문 1위를 차지한 것은 줄리어스 어빙이 활약한 1981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이후 골든스테이트가 처음이다.

골든스테이트는 수비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공격 템포를 한없이 끌어올릴 수 있었다. 또한 한없이 끌어올린 공격 템포 안에서 빛을 발할 공격 자원들이 많았다. 기본은 수비에 있다. 또한 언제 어디서든 3점슛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선수들과 선수들의 조합 그리고 시스템이 있었다.

3점슛의 '3'과 수비(Defense)의 'D', 묶으면 '3D'다. 현대 농구에서는 점점 '3D'가 각광을 받고 있다. 국제농구연맹(FIBA) 주관의 국제대회의 흐름도 바뀌고 있고 NBA에서는 이미 대세가 됐다.

골든스테이트가 이를 입증했다. 수비가 뒷받침 된다면 '점프-슈팅' 팀도 얼마든지 우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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