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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빚은 메르스 '참극'…삼성·건대병원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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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한 병원 관계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메르스 확산은 당국의 안일한 초동 대처 실패와 환자들의 거짓말 때문으로 밝혀지고 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8일 국회 답변에서 "방역에 구멍은 있었지만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확산을 막지 못한 1차 책임은 정부에 있다.

이와 함께 일부 환자들의 허위진술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들의 잘못을 질타하는 비판 글들이 상당히 많다.

첫 메르스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할 당시 바레인을 다녀왔을 뿐 사우디아라비아를 여행한 사실을 숨겼다.

병원 측은 바레인이 메르스 발병국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 환자를 격리하지도 않고 일반 병실에 입원시키는 바람에 무려 35명이 감염된 것이다.

첫 유행자인 16번 환자는 지난달 22일 대전 대청병원에 입원할 당시 의료진에게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병원 측도 평택성모병원이 메르스에 전염됐다는 사실을 보건 당국으로부터 듣지 못했다.

대청병원은 16번째 환자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갈수록 악화되자 28일 건양대 병원으로 옮겼다.

건양대 병원은 16번째 환자 상태를 이상히 여기고 충남대병원에 의뢰해 30일 메르스 확진 결과를 받았다.

이 16번째 환자는 28~30일까지 이틀 동안 건양대병원에 머물며 15명에게 메르스를 감염시켰고, 결국 2명은 목숨을 잃었다.

두 번째 메르스 유행자인 14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에서 평택성모병원을 들렀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삼성병원 관계자는 "14번째 환자가 평택성모병원을 거쳐온 사실을 감췄고, 1차 의료소견서조차 다른 병원 것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병원은 14번째 환자에게 완전히 속았다"고 말했다.

삼성병원을 통해 감염된 환자가 9일로 37명이 됐고 메르스 최대 전파병원이라는 오명을 썼다.

다음은 76번째 환자인 75세 할머니다.

이 할머니는 엉덩이뼈 골절상으로 강동경희대병원을 들렀다가 6일 오전 9시쯤 건국대병원 응급실로 갔다.

건대병원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 "최근에 삼성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가장 먼저 했고, 치료에 들어가서도 같은 질문을 했다.

삼성병원 경유 질문에 대해 이 환자도, 환자 보호자들도 두 번씩이나 방문한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건대병원도 76번째 환자 가족이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초동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건대병원에 입원할 당시 미열만 보이다가 9시간이 지난 6일 저녁때쯤 체온이 37.8도까지 올라가고 가래가 끓는 증상을 보여 바로 격리조치됐다.

건대병원은 당국의 메르스 확진 판정(8일)이 나오기 전에 추적한 결과 이 환자가 지난달 27일 삼성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건대 병원은 즉시 76번째 환자를 격리 병동으로 옮기고 응급실 의료진과 환자 70여명도 격리시켰다.

만약 건대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건대병원 측의 민첩한 대응 때문이다.

건대병원은 처음부터 메르스를 의심하고 대처했으나 76번째 환자와 가족들이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응급실을 폐쇄하고 149명이나 격리하는 유탄을 맞았다. 보건 당국의 확진 판정은 8일에야 나왔다.

병원들이 메르스 의심 환자를 받아주지 않는 데 따른 환자와 보호자들의 허위진술이라고 할지라도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감염자들의 거짓진술이 지금처럼 '메르스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환자들의 솔직하지 못한 태도와 후진적 보건의식, 실종된 시민의식이 메르스 비상사태를, 국가적 망신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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