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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성완종 수사, 대선자금 의혹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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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감수하더라도 적당한 시기에 수사 종결해야"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기도지사. (자료사진)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눈에 띄게 힘을 잃어 가면서 당초 제기된 대선자금 의혹은 제대로 수사조차 못하고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지난 21일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불구속기소 방침을 밝힌 뒤로 '성완종 리스트' 의혹은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수사팀이 홍·이 두 사람 외에 다른 '성완종 리스트' 인물들에 대한 수사 단서를 잡겠다며 성 전 회장이 설립한 서산장학재단을 전격 압수수색한 지난 17일부터 따지자면 열흘 가까이 표면적으로 수사가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성 전 회장이 남긴 '성완종 리스트'에는 아직도 검찰 수사를 받지 않은 홍문종 의원·유정복 인천시장·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서병수 부산시장 등 6인의 이름이 남아 있지만, 수사팀은 다음 수사대상이 누구인지조차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혐의가 있더라도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김기춘 허태열 전 실장과 리스트에 이름만 적시된 이병기 실장은 사실상 수사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남은 수사 대상은 홍문종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으로 추려진다.

이들이 돈을 받았다면 개인의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홍 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와는 달리 대선자금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은 '뇌물죄'보다 상대적으로 대가성 입증 필요성이 덜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돈을 건넸다는 성 전 회장의 죽음으로 공여자의 진술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가성을 입증해야 하는 뇌물죄 적용은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치자금법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돈이 오고간 정황을 입증할 수 있다면 별도의 대가성 입증 없이도 혐의 입증이 한결 수월하다.

이런 가운데 한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 "대선자금 의혹이 아니라 돈이 오간 것에 대한 수사"라며 대선 자금이라는 용어 자체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열심히 해서 뭔가 나오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적당한 시기에 수사를 종결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홍준표 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를 기소하는 것만 해도 큰 성과"라며 "수사가 더 이상 가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검찰에서는 적어도 다음달 중순에는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를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종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이같은 기류는 결국 검찰이 현 정권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것을 주저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임기가 2년 넘게 남은 현직 대통령이 대선운동기간 불법으로 대선자금을 받았는지를 증명한다는 것은 굳이 수사기법상의 어려움을 들지 않더라도 수많은 외압과 난관을 거쳐야 하는 작업이다.

결국 얼마 남지 않은 기간동안 검찰 특별수사팀이 막판에 어떤 의지를 보여주느냐가 이번 수사의 마지막 변수라고 할 수 있겠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앞길로만 가겠다"던 문무일 특별수사팀장의 다짐이 재조명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반면 기술적인 이유를 들어 특별수사팀이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를 기소하기로 결정한 뒤부터 수사가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는 전망은 진작부터 있었다.

홍 지사와 이 전 총리의 경우 성 전 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돈 전달 과정을 진술한 데다, 홍 지사는 중간 전달자까지 구체적으로 지목되면서 성 전 회장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어느 정도까지는 진척될 수 있었으나 나머지 6명은 이름과 액수 외에는 이렇다 할 단서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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