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제공
지난 4월 22일 한국소비자원은 성분 분석 검사 결과 32개 백수오 제품 중 21개 제품에서 식품으로 사용 금지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엽우피소는 식품으로는 물론 약재로도 사용할 수 없으며 일부 논문에선 독성을 경고하기도 한 식물이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지난 4월 30일 '섭취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MBC 'PD수첩'은 이엽우피소 독성 논란부터 중국 식물인 이엽우피소가 국내에 들어와 유통되기까지 과정, 건강기능식품 인증의 문제, 그리고 국민 먹거리 안전을 담당하는 식약처의 대응 자세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이엽우피소 먹어도 되나
2014년 한 해 식약처에 신고된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추정 사례는 총 1733건. 그 중 백수오 제품 부작용 사례는 301건으로 유산균에 의한 부작용 다음으로 많았다.
부작용 경험자들은 주로 두드러기, 소화불량, 간기능 이상, 수면장애를 호소했다. 부작용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소비자원이 백수오 관련 제품들을 수거, 성분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엽우피소는 정말 먹어도 될까.
이엽우피소 독성에 대한 연구 중 1998년 발표된 중국 난징 철도의학원의 이엽우피소 독성연구 논문에 따르면, 이엽우피소는 간독성, 신경쇠약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며, 이엽우피소가 1/5 함유된 사료를 먹은 쥐들이 계속 죽었다.
그러나 식약처는 난징 철도의학원의 논문 등 이엽우피소 독성 관련 논문의 연구 방식이 OECD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고, 대만과 중국에서는 이엽우피소가 식용 혹은 약재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섭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식약처의 식품원재료 데이터베이스에는 이엽우피소가 식용불가 식물로 규정되어 있다. 소비자들은 먹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혼란스럽기만 한 상황이다.
◈ 이엽우피소, 누가 왜 키우나이엽우피소는 1990년대 초반 경북 영주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되기 시작해 충주, 제천, 단양 등지로 퍼져나갔다. 2005년 충북농업기술원이 이엽우피소의 생약 등재를 요청했지만,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약재로서 효능과 처방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한 이엽우피소가 어떻게 건강기능식품의 원료에서 검출된 것일까.
업계 종사자들은 백수오의 폭발적 수요 증가로 일부 농가가 이엽우피소를 재배해 납품했고, 그것이 이엽우피소 검출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엽우피소는 재배기간이 백수오의 1/3로 짧고, 수확량이 더 많기 때문에 재배 농민의 입장에서는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식약처에서는 이 실태를 모르고 있었을까.
2009년 식약처는 대한한의사협회에 '이엽우피소가 하수오 또는 백수오의 위품으로 유통될 우려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즉 식약처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엽우피소 재배와 유통을 철저히 제한하지 않은 것이다.
◈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 건강기능식품이 된 까닭은건강기능식품 인증과정에 제출된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의 효능에 관한 미국의 임상연구 논문의 저자를 살펴보면 한국계 미국인 의사 A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내츄럴엔도텍의 관계자다.
대표저자로 등록되어 있는 A씨는 과연 누구일까. 제작진은 A씨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미국에 수입,판매하는 S사 대표와 형제관계인 것을 밝혀냈다.
A씨의 논문을 제외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임상관련 논문은 단 한 건 뿐이었다. 고작 2건의 임상시험으로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의 효능을 어떻게 입증했을까.
MBC 'PD수첩'은 19일 오후 11시 15분 '백수오 스캔들'에 관해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