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논란부터 짝사랑까지…'낭랑 20세' 이수경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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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태도 논란, 주위 사람들에게 죄송…매력과 개성 갖춘 배우 되고파"

배우 이수경.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배우 송강호, 김혜수, 신하균. 기라성같은 배우들 사이, 파릇파릇한 신인 여배우가 나타났다.

막 배우로 걸음마를 뗀 이수경은 갓 스무 살 봄날을 맞이한 소녀다. 앞서 이야기한 배우들과 한솥밥을 먹는 사이이기도 하다. 선배들 이야기를 하면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드라마 '호구의 사랑'으로 브라운관에 입성했다. 시작부터 주연급 배우로 발탁된 이유는 드라마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많지 않은 경험에도 불구, 이미 연기에 맛이 들어 있는 것. 미성숙한 소녀 속에 무시무시한 잠재력이 숨어 있었던 셈이다.

이제 겨우 스물, 이수경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게 빛나고 있다.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 여배우 이수경을 속속들이 파헤쳐봤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이수경은 대학 진학을 하지 않았다. 거기에는 그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었다.

"수시를 썼는데 여섯 학교나 떨어져서 정시는 아예 안 봤어요. 요즘 입시제도가 바뀌어서 실기와 성적이 50대 50이더라고요. 성적을 꽤 많이 봐요. 그래서 수능 공부를 지금 좀 해야 해요.(웃음) 친구들 보니까 힘들더라고요. 밤샘 작업도 해야 하고, 저보다 친구들이 더 바빠요. 학교 생활은 해보고 싶죠."

첫 드라마의 주연, 부담감은 없었을까. 이수경은 촬영장 분위기가 '편했다'고 전하며 모든 공을 제작진과 선배 배우들에게 돌렸다. 특히 함께 남매로 호흡을 맞춘 배우 최우식에게는 더욱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제가 원래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촬영 분위기 자체가 정말 편했어요. (최)우식 오빠가 처음부터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계속 응원해주셨어요. 제가 카메라 각도 맞추는 걸 어려워하는데 각도도 맞춰주고, 오빠가 연기를 깔아주면 제가 넘어가고…. 오빠를 믿고 연기했어요. 주인공이라 밤새서 가장 힘든데도 매일 웃고 있고, 분위기를 띄워주는 모습이 멋있었어요. 배웠으니까 저도 앞으로 오빠처럼 해야죠."

배우 이수경.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수경이 처음부터 모든 배우들과 격 없이 지냈던 것은 아니다. 밝게 대해준 언니, 오빠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첫 만남 때 되게 떨렸어요. 낯 가리는 성격도 그런데 텔레비전에서 뵙던 분들이잖아요. 그런데 성격이 다들 엄청 밝으시더라고요. 연예인인데 연예인이 아닌 것 같을 정도로. 처음에는 어떻게 이 사람들이 제 앞에 있는지 신기했는데, 촬영하다 보니 이렇게 편해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정말 잘해주셨어요."

지금의 이수경을 있게 한 것은 독립영화 '여름방학'이었다. 손태겸 감독의 작품, '여름방학'은 지난 2012년 제 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재상을 수상했다.

"고등학교 선생님 친구 분이 단편영화를 촬영한다고 배우를 구했어요. 저희 학교에서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이 됐죠. 그 영화 덕분에 이렇게 잘된 것 같아요. 상도 많이 받고, 그것 때문에 소개도 받고…. 사실 그 때는 연기를 되게 열심히 했던 것 같지는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했던 것 같은데 캐릭터와 맞아 떨어졌는지 운 좋게 칭찬 받았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정말 좋은 분이세요."

'호구의 사랑'을 통해 만난 표민수 PD는 이수경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다.

"정말 자상하시고 좋아요. 아빠 같았어요. 제가 하면서 죄송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혼내시지도 않으시고, 위로와 응원 주셔서 더 죄송하고 감사했어요. 기둥 같은 존재이신 것 같아요."

배우 이수경.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배우 김혜수와의 인연은 또 다른 터닝포인트였다. 영화 '차이나타운'을 통해 이수경은 지금의 소속사인 호두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제가 단편 영화를 몇 편 찍었었어요. 그 때 감독님 중 한 분이, '차이나타운' 감독님을 알고, 다른 감독님이 PD님을 알고 계셨어요. 두 분 소개로 오디션을 봤는데, 제 오디션 영상을 회사 이사님과 대표님이 보시고 저를 미팅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진짜 운이 좋았죠."(웃음)

김혜수는 회식 시간까지 살갑게 이수경을 챙겼다. 이수경은 지금도 그 순간을 생생히 기억한다.

"제가 고기를 먹다가, 아무도 먹지 않는 상황이라 민망해서 관뒀거든요. 그걸 보시고 옆으로 데려오시더니 고기를 구워주셨어요. 원래도 좋아했지만 영화를 촬영하면서 더 좋아졌어요. 회사 선배 배우 분들이 제 존재를 아신다고 이야기는 들었는데 진짜 정말 좋아요."

배우 김고은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김)고은이 언니가 멋있어서 팬카페까지 가입하고, 언니한테 인증했더니 왜 그러냐고 하면서 쑥스러워하더라고요."(웃음)

그 나이 또래 소녀처럼 좋아하는 가수 역시 존재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비 선배님을 정말 좋아했어요. 꼭 한번 만나고 싶어요."

배우 이수경.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아직 본격적인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 사랑은 그에게 아리송하기만 하다.

"(임)슬옹 오빠와 연기할 때 서로 죽고 못 살았으면 쑥스러웠을 것 같아요. 그냥 일방적으로 짝사랑하는 게 더 편했어요. 제대로, 진짜 좋아하는 사람은 만나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친구들이 얘기하는 거 들어보면 막 좋아 죽으려고 하던데, 저는 아직 그런 부분이 없어요. 짝사랑은 해본 적 있고요."

평소의 이수경은 쑥스러움도, 외로움도 많은 사람이다. 취미는 집에서 영화 보기. 그는 수없이 봤던 그 영화들이 연기의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

"제가 외로움을 잘 느끼는 편이고, 집안에만 있어서 어디를 나가지 않아요. '호구의 사랑' 의상팀 언니가 주신 남자 트레이닝 복 입고 집에 있어요. 어제도 입고 잤고요. 진짜 편하고 넉넉하거든요. 집에 있는 이유가 영화 보기 위한 거예요. 특히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요. '끝까지 간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라따뚜이'가 정말 재밌었어요. '라따뚜이'는 10번이나 봤어요. 지금도 쉬게 되면 영화 보고 싶어요. 어렸을 때 혼자 연기하는 척하고 그랬거든요. 영화 감상이 많이 도움 됐어요."

영화 뿐 아니다. 직접 요리해 먹는 것을 좋아해 요리 예능 프로그램에도 푹 빠져있다.

"'런닝맨', '무한도전', '비정상회담', '냉장고를 부탁해'가 정말 재밌어요. 불러주시면 할 생각은 있지만 불러주실까요?(웃음) 요즘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요리 보는 거 좋아해요. 채식보다는 육식이고, 다이어트 해야 되는데 딱히 하지는 않아요. 소홀해서 이제 시작하려고 해요. 요리하고 먹는 걸 좋아해요."

브라운관에 데뷔하자마자 주연을 맡았지만,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호구의 사랑' 제작발표회 당시, 불거졌던 태도 논란이 바로 그것. 이수경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 사건이 오히려 좋은 영향을 줬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무서웠지만 이제 제가 잘못한 것을 알았고,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저 때문에 유이 언니가 좋지 않은 이야기 들으시고, 드라마와 소속사에 피해를 입힌 게 너무 죄송했어요."

배우 이수경.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그에게는 첫 제작발표회였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컸다. 표현은 문제가 됐을지언정, 이수경의 진짜 속마음은 논란과는 먼 거리에 있었다.

"그 때는 긴장을 되게 많이 했어요. 제 의도는 이 정도로 언니, 오빠들과 편해졌고 정말 재밌고, PD님과도 친해졌고, 좋다는 것을 알리는 거였고요. 그런데 긴장해서 말이 이상하게 전달돼, 오해를 빚었던 게 문제였던 것 같아요. 그 일이 있고, 한참 뒤에 죄송하다고 사과드렸는데 사실 그 전에 죄송하다고 하고 싶었거든요. 기회가 안 돼서 마음이 답답하고 무거웠어요."

아직도 반성하고 있고, 연기로 죄송한 마음을 보답하겠다는 이수경. 처음부터 그가 배우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성격 상, 남들 앞에서 연기를 하기 힘들었던 탓이다.

"아빠 권유로 연기 학원에 갔어요. 제 성격에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꿈도 못 꿀 일이죠. 첫 대사가 '안녕하세요'면 소심한 성격에 1시간 동안 '안'자도 입에서 못 꺼낼 정도였거든요. 그래도 이 정도면 많이 나아졌죠. 공부도, 악기도 해봤는데 연기가 가장 재밌어요. 다른 건 할수록 어려워지니까 지치는데 연기는 할수록 새로운 게 계속 나타나니까 재밌었던 것 같아요."

자신의 연기를 보는 것은 지금까지도 어색하고, 쑥스럽기만 하다.

처음에 영화 촬영 할 때는 모니터하는 게 쑥스러웠어요. 스태프 분들이나 선배님들이 모니터해야 연기가 늘 수 있다고 하셔서 시작했죠. 드라마 종영 때도 방송을 다 같이 보니까 정말 쑥스럽더라고요.

이런 수줍은 모습 속에는 엄격한 여배우의 일면도 있다.

연습을 하지 않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티가 나는 것 같아요. 사실 제 연기를 봤을 때는 '왜 저렇게 했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연습을 하지 않으면 더 떨어져 보이고 그래요. 노력하고, 하지 않고의 차이가 커요. 쉬운 연기, 어려운 연기가 없고 그냥 무조건 생각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해야 돼요. 저는 천재가 아니라서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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