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는 홍준표 최후 방어선, 檢 증거 다지기에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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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 소환된 홍준표 경남도지사.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불법정치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홍준표 경남지사의 마지막 방어선을 무너뜨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대표경선 당시 홍준표 지사의 보좌관이었던 나모 경남도청 서울본부장과 강모 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12일 오전 전격 압수수색했다.

나 씨는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홍 지사의 캠프에서 재정·회계 관리 업무를 맡았고, 강 씨는 홍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을 역임하며 일정 등을 전담 관리해 홍 지사의 복심으로 알려져 있다.

나 씨와 강 씨 모두 지난 5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통상 피의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와 인물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분석이 완료된 다음 주요 피의자를 소환하는 것이 상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홍 지사와 두 전직 보좌관에 대한 소환조사가 먼저 이뤄진 뒤 측근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의 목적은 이미 확보된 참고인들의 진술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사건 관련자들의 중요 참고인에 대한 회유의혹과 관련된 내용도 있다"고 설명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지고 리스트에서 홍 지사의 이름이 거론된 순간부터 홍 지사측이 조직적인 회유와 은폐 시도를 했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여러차례 보도됐다.

수사팀이 한차례 소환했던 김모 전 청와대 비서관을 동원해 성 전 회장이 돈을 전달하라고 지시한 전 경남기업 임원 윤모 씨에게 거짓진술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홍 지사측이 내부인사들의 입단속을 미리 하고 입을 맞춰 검찰조사에 대비했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 수사팀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계속되면서 견고해 보이던 홍 지사측의 방어막에도 균열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환된 인사들 중 몇몇은 마음을 바꿔 2011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홍 지사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들을 진술했으며, 이중 일부는 최측근인 나 씨와 강 씨의 진술과 배치되는 부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사팀의 '때늦어 보이는' 압수수색은 홍 지사의 복심인 나 씨와 강 씨의 허위진술을 무너뜨리기 위한 객관적 증거 확보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최측근들의 진술을 받아낸 다음 물적증거 확보로 자신들이 했던 진술을 깨트려 말바꿀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수사팀의 고도의 전략인 셈이다.

이같은 상황은 성 전 회장이 돈을 건넸다고 하는 시기와 장소를 놓고 수사팀과 홍 지사 사이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에서도 한 차례 일어난 바 있다.

홍 지사가 시기와 장소가 특정되지 않은채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공세를 펼치자, 수사팀은 시기와 장소는 특정됐지만 홍 지사가 윤 씨와의 만남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대응할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밝히지 않았을 뿐이라고 맞받아 쳤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두 사람의 집과 사무실에서 확보한 일정, 회계 자료등에서 두 사람의 진술과 배치되는 증거나 주요 관계자들을 회유했다는 증거가 나올 경우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사팀은 이미 "수사 비협조를 넘어서 수사를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힌바 있다.

두 전직 보좌진의 진술이 무너진다는 것은 홍준표 진영의 주요 방어논리의 중요한 축이 무너진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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