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성 논란에 휘말린 초등학생의 동시가 실린 시집이 전량 회수됐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출판사 '가문비 어린이'는 지난 30일 초등학생 A양(10)의 동시집 '솔로강아지'를 발간했다.
하지만 이 시집에 실린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작품이 지나치게 잔혹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다 삽화까지 괴기스러워 거센 논란이 일었다.
동시 '학원가기 싫은 날'에는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먹어 / 이빨을 다 뽑아 버려 /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 가장 고통스럽게" 등과 같은 엽기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삽화도 입 주변에 피를 잔뜩 묻힌 채 누군가의 심장을 먹고 있는 듯한 모습을 표현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면서 출판을 결정한 출판사와 선정적인 삽화를 그린 그림작가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출판사는 결국 블로그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시중에 나간 도서를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가문비 어린이 발행인은 사과문에서 "'솔로강아지'의 일부 내용이 표현 자유의 허용 수위를 넘어섰고 어린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항의와 질타를 많은 분들로부터 받았다"며 "이를 겸허히 수용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도서 전량을 회수하고 갖고 있던 도서도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판사 블로그에는 비판의 글들이 계속 올라오면서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이런 패륜적 내용을 동시로 포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아이들 책을 출간한다는 출판사에서 이런 책을 내다니 학부모로서 도저히 납득이 안간다", "아이는 그렇다치고 그 옆에 있는 어른들은 대체 생각이 있는거냐"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네티즌은 "아이들이 저런 상상을 하는건 그만큼 부모들이 강압적으로 얘한테 학원보내고 잔소리를 하고 소리치기 때문"이라며 "아이한테도 표현의 자유라는 게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