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남의 일… "초등학생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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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초등학생 4~6학년 46% 학원 다녀… 30% 아침 밥 거르거나 홀로 먹어

 

충북지역 초등학생 상당수가 성인 못지 않은 빡빡한 일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어린이 날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 6학년생인 김모(12)군의 하루 일과는 어머니가 차려 놓은 아침 밥을 홀로 챙겨 먹는 일이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가 일찍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전 8시 40분까지 등교해 오후 3시에 학교를 마친 뒤에도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는 보습과 영어 학원 등을 전전하며 집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한다.

웬만한 성인도 버거워 할 김 군의 일과는 저녁 10시쯤 몸무게 조절을 위한 운동 학원까지 마쳐야 비로소 끝이 난다.

정도에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보습과 영어 학원은 필수에 예체능 학원까지 포함하면 학원 3~4개는 기본에 해당한다"며 "학습지까지 포함하면 교사보다 더 늦게 잠을 자는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4일 전국교직원노조 충북지부가 어린이날을 맞아 최근 청주지역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688명에게 물은 결과에 따르면 절반 가량인 46%가 학교가 끝난 뒤 잠들기 전까지 학원에 다닌다고 답했다.

또 평일 29% 가량의 학생이 아침밥을 아예 먹지 않거나 혼자 챙겨 먹는다고 답했고 14%는 저녁까지 홀로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별 의견 청취에서도 "학원 때문에 힘들다"거나 "공부 안한다고 혼나서 상처를 받았다", "선생님이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만 좋아해서 서운하다"는 등의 학업과 관련된 내용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식사를 홀로 해결하고 밤 늦도록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야하는 어린이들의 현실은 어른들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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