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가 '세기의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던 비결은 '효율성'이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는 3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와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기구(WBO)·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66.68kg) 통합 타이틀전에서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세기의 대결'이라는 평가와 함께 전 세계 복싱 팬의 큰 관심 속에 치러진 이 경기는 뜨거운 난타전 없이 다소 지루한 흐름이 계속됐다. 결국 3명의 심판은 118-110, 116-112, 116-112로 모두 12라운드 내내 공격적인 경기를 펼친 파퀴아오가 아닌 철저하게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인 메이웨더의 손을 들었다.
그렇다면 왜 파퀴아오가 아닌 메이웨더가 승리한 것일까. 경기 후 공개된 채점 기록은 메이웨더의 승리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경기에서 파퀴아오는 총 429차례 펀치를 시도했지만 상대 얼굴을 때린 횟수는 81회에 그쳤다. 성공률은 19%에 불과했다. 반면 메이웨더는 435회의 펀치 가운데 148개를 상대 얼굴에 꽂았다. 성공률은 34%로 파퀴아오의 2배에 가깝다.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둘의 차이는 더욱 크다. 잽의 경우 파퀴아오가 성공률이 9%(18/193)에 그친 반면, 메이웨더는 25%(67/267)로 크게 앞섰다. 스트레이트 또한 파퀴아오는 27%(63/236)로 48%(81(168)의 메이웨더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경기 후 메이웨더는 "나는 계산적인 파이더"라며 "파퀴아오는 힘든 상대였다. 그를 막기 위해 내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다. 왜 그를 최고의 복싱 선수 중 한 명으로 꼽는지 알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파퀴아오는 자신의 패배를 좀처럼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내가 이겼다고 생각한다. 메이웨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그는 겉돌기만 했고, 나는 더 많은 펀치를 꽂았다. 결과가 놀랍기만 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