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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봄 좋다"…오리돌판구이와 누룽지의 절묘한 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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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백근의 맛집기행] 태봉산 한터 오리골

닭고기는 후라이드 치킨으로 부동의 국민간식이 된지 오래됐고, 삼계탕·닭볶음탕으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오리고기는 맛과 영양에도 불구하고 닭고기에 비해 그닥 대접 받지 못한다.

이웃 중국의 오리사랑과 비교해 봐도 우리의 절친은 닭쪽이고 닭과 관련된 속담이 적지 않은 게 이를 잘 말해준다.

오리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이유 중 하나는 조리과정에서 나오는 엄청난 기름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소, 돼지고기 기름과 달리 오리는 포화지방산 함량이 낮아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다는 점 때문에 오리고기는 찾아다니며 먹으라고 할 정도이다.

오리고기의 과한 기름은 적당히 걷어내거나 제거하면 된다.

오리고기를 돌판에 구워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태봉산 한터 오리골 전경 (사진=조백근 기자)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 가면 오리고기 음식점이 유독 많은 오리촌이 있다.

영동고속도로 양지 IC에서 빠져나와 양지사거리를 지나 동네 골목을 굽이굽이 돌아 찾아서 올라가면 양지바른 언덕에 멋드러진 한옥과 만나게 된다.

‘태봉산 한터오리골(031-336-5299)’이다.

이 집 메뉴는 오리탕도 있지만 오리돌판구이가 엄지를 세우게 한다.

테이블마다 큼지막한 대리석 돌판을 한편으로 기울여 기름이 잘 빠지도록 구이 맞춤용으로 갖춰놓았다.

먹기 좋도록 채썰듯한 오리고기를 생마늘, 양파, 감자 등과 올려놓고 이리저리 굽기 시작한다.

돌판오리구이 (사진=조백근 기자)

 



숯불에 직접 구워먹을 때처럼 고기가 타는 일이 없고 기름이 적당히 빠진 상태로 구워져 고소한 맛이 잘 배어난다.

돌판은 오리고기를 굽는 데 쓰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돌판위에서 누룽지를 눌러 동그랗게 말아내는 마술쇼가 재미나게 펼쳐진다.

돌판 누룽지 (사진=조백근 기자)

 



계란과 야채 등을 넣어 적당히 비벼온 누룽지 볶음밥을 돌판에 올려놓고 둥그렇고 얇게 눌러서 고루 편다.

돌판 위에서 밥이 먹기 좋은 누룽지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특수 제작된 조리도구 뒤지개로 밥을 살살 밀어내면 둥그런 김밥 모양의 누룽지가 된다.

이를 먹기 좋게 등분해 주는데 그 맛이 단순한 누룽지 맛이 아니라 오리고기의 기름과 돌판에서 잘 놀아난 계란밥이어서 별미중의 별미다.

그 누룽지가 한판에 끝나는 게 아니라 얇게 또르르 말아 주는 것이라서 계속 만들어 내준다.

오리고기가 주메뉴이지만 내공이 꽉 찬 달인의 손에서 빚어내는 이 절묘한 누룽지맛이 멀다않고 찾아오는 이유가 된다.

이 집은 야채와 김치, 무절임, 마늘, 고추 등 곁반찬이 무제한 셀프서비스인데 얼음이 사각사각 씹히는 슴슴한 동치미국은 질릴 듯한 오리고기 맛을 잘 잡아주는 역할 때문에 계속 리필을 부른다.

메뉴 (사진=조백근 기자)

 



오리구이는 생,양념 구별없이 4만원으로 4인 기준이다.

오리구이보다 백숙이 땡긴다면 두룽지백숙이 5만원이다.

이 집은 바로 인근에 아시아나 CC가 가깝지만 골프장 손님보다 멀리서 찾아오는 식객이 훨씬 많다.

오리는 구이·훈제 아니면 주물럭·탕으로 많이 먹는데 진정 푹 고은 약오리탕을 원한다면 분당에서 가까운 용인시 처인구의 풍미정(031-339-3139)을 강추한다.

느끼할 듯한 오리탕이 모양도 맛도 그렇게 담백할 수가 없다.

오리는 해독작용과 혈액을 맑게 해 중풍, 고혈압, 동맥경화, 빈혈 예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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