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이 결정되면서 인양작업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세월호 실종자 9명이 여전히 배 안에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를 절단하지 않고 통째로 들어올리기로 했다.
또한 배를 세우지 않고 현재 누워있는 상태 그대로 들어올리기로 했다.
세우는 과정에서 윗부분이 파손돼 실종자가 유실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침몰한 세월호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세월호의 무게는 약 9천톤으로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만3천톤의 무게를 들어 올려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1만3천톤의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는 크레인은 없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1만톤과 8천톤짜리 대형 크레인 두 대를 이용해 세월호를 들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우남 위원장이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T/F 요약보고서'에 포함된 세월호 인양 시뮬레이션 영상 (사진=김우남 의원실 제공)
해양수산부의 계획은 선체에 93개의 구멍을 뚫어 쇠사슬을 연결한 뒤, 세월호 선체를 시계 확보가 좋은 수심이 낮은 곳으로 옮겨, 플로팅도크를 이용해 세월호를 서서히 수면으로 들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플로팅도크는 대형 선박 건조에 쓰이는 'U'자 모양의 구조물이다.
세월호를 3m 가량 들어올려 이 구조물에 올려 놓은 뒤 선체가 상하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인양을 할 계획이다.
과거 러시아의 핵잠수함 크루스크호를 인양할 때 이 방법을 사용해 성공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세월호는 현재 수심 44m아래, 그것도 물살이 거세기로 이름난 맹골수도 한복판에 잠겨 있다.
세월호 시신 수습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시계마저 혼탁해, 30cm 앞도 잘 구분하기 어려운 악조건이다.
이런 바닷속을 잠수부들이 들락거리며 93개의 구멍을 일일이 뚫어야 한다.
와이어와 쇠사슬을 연결하는데만 약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거센 물살로 설치한 쇠사슬이 서로 엉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인양과정에서 쇠사슬이 끊어져 세월호 선체가 다시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선체가 부서지거나 여러 개로 동강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인용(오른쪽) 국민안전처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월호 선체 인양을 확정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17개 부처로 구성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세월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인 해수부가 앞서 제출한 세월호 선체 인양 결정안을 심의하고 원안대로 확정, 이르면 9월부터 현장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T/F팀에서 기술검토팀장을 맡았던 이규열 서울대 명예교수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구조해석을 해 본 결과 안전한 범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태풍과 같은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상황도 큰 변수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이만한 크기의 선박을 통째로 인양한 사례가 없는 만큼 인양 성공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해양수산부가 이처럼 어려운 인양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아직도 찾지 못한 9명의 실종자 때문이다.
T/F팀에서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신속한 인양'보다는 '안전하고 확실한 인양'에 주안점을 뒀다.
그러나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세월호 인양에 성공한다면 심각한 갈등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세월호 문제 해결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