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포스코가 자본잠식 위기에 처한 계열사 포스하이알을 청산하는 절차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22일 포스코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계열사 포스하이알을 청산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
포스코가 포스하이알을 청산할 경우 그룹 설립 이래 처음으로 계열사를 정리하는 것이다.
포스코의 손자회사로 지난 2012년 1월 설립된 포스하이알은 발광다이오드(LED) 액정 원료인 초고순도 알루미나를 생산판매하는 업체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10억 원과 25억 원의 순손실을 낸데 이어 지난해에는 118억원이 늘어나는 등 재무구조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
부채가 계속 늘어나면서 200억원이던 자본금은 45억원으로 줄어 자본잠식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1천184%에 달할 정도로 부실화가 심각하다.
포스코는 청산 절차에 앞서 매각을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자회사 포스코엠텍을 통해 포스하이알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포스하이알은 포스코가 자금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청산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갚아주지 않을 방침이다. 포스코가 계열사에 대해 첫 청산을 추진하는 것은 재무구조 건전화에 대한 권오준 회장의 경영 방침이 크게 작용했다.
앞서 권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 회장은 지난달 13일 주주총회에서 "사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해 재무구조를 더욱 건전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은행들은 포스하이알이 정리될 경우 상당액의 손실을 떠안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포스하이알은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으로부터 총 509억원의 자금을 대출받은 상태다. 채권 은행들은 토지와 건물 등 418억원 정도의 담보를 잡고 있다.
포스하이알이 청산될 경우 채권 은행이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은 149억원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