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인양하라! 쓰레기 시행령을 폐기하라!"
부슬비가 내리는 18일 저녁, 서울 광화문 삼거리에는 시민 6000여명이 경찰에 고립된 채 광화문 누각 인근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과 만나기 위해 길을 가득 메웠다.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1주기 범국민 대회‘ 참가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 중 세종로를 둘러싼 경찰차벽에 막혀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광화문광장 북단 세종대왕 동상 근처에 모인 시민들은 경찰의 차벽 버스를 넘어뜨리려 밀어내는가 하면, 버스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거나 전단을 붙이며 경찰의 대응에 항의했다.
지난 17일 새벽부터 광화문 현판 아래에서 노숙 농성중이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18일 오후 경찰차벽 위에서 피켓시위 중 경찰들로부터 진압, 연행되고 있다. 황진환기자
광화문 앞에서 농성하던 유가족들도 일부는 경찰 버스 행렬 앞에 드러눕는가 하면, 버스 위로 뛰어오르는 시위대들의 손을 잡아주며 격려하기도 했다.
"으쌰 으쌰… 차벽 뚫렸어요! 여기로 여기로!"
저녁 7시쯤, 밀려난 버스 틈새로 시민들이 유가족을 향해 달려가자 경찰의 물대포가 수차례 쏟아졌다.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찰병력이 ‘세월호 1주기 범국민 대회‘ 참가자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며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대치하고 있는 경찰을 밀치던 일부 시민들의 얼굴에도 어김없이 소형 캡사이신이 발사됐다.
시민들을 기다리던 유가족 중 30여명은 스스로 청와대로 향하다 캡사이신을 동원한 경찰 진압에 경복궁 서편에 고립됐다.
"너희가 아이 잃은 심정을 알아!"
경찰의 진압용 방패에 인도까지 밀린 유가족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경복궁 돌담에 기대어 소리쳤다. 캡사이신을 맞은 유가족 10여명은 눈이 벌개진 채 타는 듯한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 17일 새벽부터 광화문 현판 아래에서 노숙 농성중이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18일 오후 경찰차벽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이날 '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포함해 16일 밤부터 광화문 누각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세월호 참사 피해 유가족 15명, 시민 7명 등 총 2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