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은 없다' KIA 유격수 강한울이 16일 LG와 원정에서 4회말 1사 1루에서 상대 주자 손주인을 아웃시킨 뒤 송구를 위해 1루를 바라보는 모습.(잠실=KIA 타이거즈)
'아기 호랑이' 강한울(KIA · 24)이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날래고 용감한 맹호로 거듭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강한울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5-10 패배를 맛봤다. 타석에서는 나름 역할을 했다. 8번 유격수로 나온 강한울은 3타석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했다.
6회 역전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강한울은 최용규의 1타점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든 1사 2루에서 바뀐 투수 정찬헌에게 유격수 쪽 안타를 날렸다. KIA는 이후 이성우의 볼넷과 김주찬의 희생타로 4-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강한울은 수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실책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6회말 수비가 특히 아쉬웠다. 2사 1루에서 강한울은 박용택의 뜬공을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하는 듯했다.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의 다소 까다로운 타구였지만 무난히 포구할 만했다.
그러나 공은 강한울의 글러브에서 빠져 나와 흘렀다. 이닝 종료가 2사 1, 3루로 바뀌었다. 결국 KIA는 부담을 이기지 못한 투수들의 3연속 볼넷으로 2점을 헌납한 끝에 졌다.
'더 쑥쑥 커야지' KIA 강한울이 16일 LG와 원정에서 득점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김기태 감독(왼쪽), 조계현 수석코치의 축하를 받는 모습.(잠실=KIA)
작전에서도 강한울은 아쉬움을 남겼다. 2-3으로 뒤진 4회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에 실패한 강한울은 견제에도 걸려 1루에서 횡사했다. 강한울은 지난 10일 삼성전에서도 서툰 협살 플레이로 패배의 원인이 됐다. 11일 삼성전에서도 견제사했고, KIA는 5연패에 빠졌다. 프로 2년차, 부족한 경험이 엿보인 대목이다.
사실 강한울은 갑자기 주전이 된 케이스다. 지난해 데뷔 시즌 김선빈(상무)의 부상, 올해는 군 입대 공백을 메우게 됐다. 일견 세기가 부족한 것도 이해할 만하다.
그럼에도 만만치 않은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 중 실책(1개)에서는 3번째로 적다. 수비율도 9할8푼3리로 한화 권용관(.980), 케이티 박기혁(.979), LG 오지환(.978), 두산 김재호(.970), 롯데 문규현(.957), 삼성 김상수(.957) 등 쟁쟁한 선배들보다 앞선다.
다만 결정적인 순간 다소 어설픈 수비가 나왔을 뿐이다. 본인도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 강한울은 16일 경기 전 2년차 주전인 상황에 대해 "부담감은 없다"면서 "그저 똑같이 경기를 치를 뿐"이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팀 선배이자 에이스 양현종(27)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해와 비교해 수비진의 장단점이 있다"면서 "그러나 항상 수비에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말했다. 아기 호랑이 강한울이 성장통을 이겨내고 KIA의 간판 유격수로 자라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