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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완구측, 운전기사에 말맞추기 시도… 수사염두 몰래녹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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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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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비서관, 총리 측 지시로 직원들 무더기 전화돌려… "동선 어긋나게 물어봐"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6일 국회 대정부질문 참석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측이 국회 대정부질문 사흘째인 15일 새벽, 2013년 선거 캠프 직원들을 상대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나왔다.

이 총리의 의원실 5급 비서관 김모씨가 윗선의 지시를 받고 핵심 제보자인 운전기사에게 새벽부터 전화를 걸어 녹취하면서 어긋난 동선을 대며 말맞추기를 시도한 것이다. 김씨가 검찰 수사에 대비해 곳곳에서 녹취를 수집해온 사실도 밝혀졌다.

김씨는 지난 2013년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 당시 이 총리를 보좌했던 최측근인 만큼 이번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지검장)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김씨가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두고 유도질문을 하며 직원들의 녹취를 수집했다면 이는 구속사유인 증거인멸 시도에 해당한다.

운전기사 A씨는 지난 15일 CBS와의 단독인터뷰 도중 이 총리 비서관이자, 당시 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김씨로부터 그날 새벽 수 차례 전화가 걸려왔던 사실을 얘기했다.

A씨는 "사실 오늘 새벽 김00한테 전화가 왔었다. '형님 그날(2013년 4월4일) 우리 기억나요. 형님 우리 (홍성) 도청 (일정) 끝나고 청양사무실 들렀었죠?' 하면서 먼저 청양사무소에 들르지 않았냐고 묻더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그때 안들렀는데 자꾸 묻더라. 그래서 우리는 청양 안들리고 (충남도청 개청식)행사 끝나자마자 지하주차장에서 콜해서 부여 선거사무실로 왔다고 얘기해줬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운전기사에게 청양에 들렀는지 물어본 것은 동선을 짜맞추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3년 4월4일 당시 홍성에서 열린 충남도청 개청식은 오후 3시30분에 끝났다. 성 전 회장측이 왔다는 오후 4시30분에 부여사무실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중간에 행선지를 늘리려 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른 새벽 몇차례나 전화가 오고 동선을 어긋나게 얘기하자 A씨는 고(故) 성완종 전 회장과 관련된 일임을 직감, 모른다고 하고 더이상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분위기상 김씨에게 입을 다물어야 겠다는 압박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A씨는 당시 통화 내용이 녹취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찝찝한 마음으로 오전 일과를 보던 A씨는 그날도 이 총리가 국회에서 어김없이 성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다는 잘못된 해명을 하는 것을 보고, 고심 끝에 CBS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날 CBS의 '운전기사 독대 증언'이 보도돼 국회가 발칵 뒤집히자, 김씨는 A씨와 통화한 녹취록이 있기 때문에 증언은 거짓이라고 언론사에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김씨는 당시 캠프 직원들을 상대로 전화를 돌린 녹취록을 내밀며 "성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다. 어제 A씨도 나와의 통화에서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며 운전기사의 증언을 거짓으로 몰아갔다. 김씨가 A씨 몰래 녹취한 CD파일을 기자들에게 내보이기도 했다.

김씨가 당일 새벽부터 급하게 직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녹취까지 딴 것은 바로 이완구 총리 측 지시 때문이었다.

김씨는 기자회견 뒤 CBS와의 통화에서 직원들에게 새벽에 전화를 돌린 이유에 대해 "아침에 (이완구) 보좌관에게 전화가 와서 신문에 이런게 났다고 해서 얘기가 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솔직히 나중에 검찰에 제출하려고 다 녹취록 정리를 하고 있다"는 위험한 말도 덧붙였다. 이미 검찰 수사에 대비해 유리하게 녹취록을 정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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