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는 마음들이 모였다고 합니다. 지난 10일 서울 안암동에 있는 고려대에서 학술세미나 '세월호 참사와 문화연구'가 열린 이유입니다. 한국언론학회와 언론과사회연구회 주관으로 열린 이 자리에서 발표된, 1주기를 앞둔 세월호 참사를 바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전합니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
① 1주기 앞둔 '세월호 참사' 왜 해결은 커녕 논쟁만 격해질까
② "세월호 참사 경유해 온 '대학'은 이윤추구 '공장'"
③ "세월호 참사에 '공분'했던 여론…'양분'된 이유 있다"(계속)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무력화 정부 시행령(안) 폐기 및 세월호 인양촉구 416시간 농성 선포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유가족들이 정부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지난해 4·16 세월호 참사 당시 공분하던 여론이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양극으로 나뉘어 극심한 다툼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여론은 흐른다?: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론이라는 담론 구성'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여론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당시 강력한 분노, 정부의 미진함에 대한 토로 등 유가족에게 우호적이고 정부를 비판·비난했다"며 "그런데 세월호 특별법, 그러니까 유가족이 국가에 권리를 주장하면서 공감하던 사람들이 조금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4월 16일 참사 이후 진행된 여론조사 추이와 SNS상에서의 논란을 분석한 결과다. 세월호 참사가 특별법 형태로 법의 영역에서 논의되고, 정치적·법적 책임이라는 틀에서 정치 이슈가 되면서부터 논란이 가속화된 셈이다.
김 교수는 "참사 초반 모두가 공분할 때는 국가, 정부, 대통령, 일베 등을 악으로 규정하는 식으로 '악이 누구냐'라는 담론 투쟁에 주력했다"며 "그런데 특별법 논의 이후 일반인의 토론 공간에서 의외로 찬반토론이 활발해지고 여론도 갈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는 평등의 기본원칙이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에 있는데도 한국 사회에서는'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도 같게'로 차이를 무화시키는 쪽으로 정서 구조가 생성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세월호 특별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글 속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똑같이 취급해야지 다르게 취급하면 영원히 평등은 없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특별법을 반대하는 목소리에서 '차이' '다름'에 대해 사고할 수 없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 김 교수의 견해다.
그는 "현재 한국 사회를 불공정하다고 보는 시각이 큰 만큼 '내가 불행한 만큼 상대도 불행으로 끌어내려야 평등'이라는 인식이 깊이 뿌리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남이 더 받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을 평등으로 보는 정서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 평등의 기본원칙…'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김 교수는 지난해 9월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의 일부 임원진이 대리운전 기사 등과 시비가 붙은 '대리기사 폭행 사건'을 기점으로 여론이 냉소적으로 돌아선 것을 예로 들며 '순수성의 모랄'이라는 개념을 설명했다.
그는 "순수성의 모랄은 일종의 화폐가치인데 '너희들이 진지하다면 나는 너희를 지지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모두가 시스템의 피해자로서 '저들이 나의 억울함을 풀어 주고 이 사회를 바르게 할 것'이라고 동일시 하다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을 안 뒤 급격하게 냉각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수성의 모랄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보상금, 정확히 말하면 배상금 문제인데 '유가족이 진상규명을 원한다면 보상금을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기금으로 만들어야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