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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추념일 노래 정부가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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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는 남도' 빼고 '비목'으로

3일 진행된 제67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식전행사 합창곡이 바뀌었다.(사진=제주도청 제공)

 

제주 4.3희생자 국가추념식 식전행사에 불린 노래가 바뀌었다. 제주 4.3에 대한 정부의 검열과 통제가 다시 발휘됐다.

3일 열린 제주 4.3 희생자 국가추념식 식전행사 합창에는 당초 확정됐던 ‘잠들지 않는 남도’와 ‘애기동백꽃의 노래’ 대신 ‘비목’과 ‘그리운 마음’이 울려 퍼졌다.

‘잠들지 않는 남도’와 ‘애기동백꽃의 노래’는 지난달 27일 제주도가 유족회 앞에서 발표한 ‘제67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준비상황 최종 보고회’에 포함된 곡이다.

당시 제주도는 전국 공모를 거쳐 최종 선정된 ‘빛이 되소서’ 등 2곡과 ‘잠들지 않는 남도’, ‘애기동백꽃의 노래’ 그리고 진혼곡을 연주하기로 했다.

하지만 67주년 제주 4.3희생자 국가추념식 행사 식전행사 합창은 달랐다.

‘비목’은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보고 느낀 슬픔을 표현한 것으로 4.3과는 무관하다.

 

‘잠들지 않는 남도’는 지난 25년 동안 4.3 관련행사에 언제나 불린 노래다.

또 ‘애기동백꽃의 노래’ 역시 노랫말과 가락이 좋아 4.3과 어울린다며 지역에서는 잔잔하게 알려지고 불린 그야말로 도민들의 노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비공식적인 ‘4.3 추모곡’이다.

하지만 정부의 검열은 간단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당초 확정된 내용을 행정자치부에 보고한 결과 유족회 등에 보고한 노래를 빼고 ‘비목’과 ‘그리운 마음’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상 처음 국가 행사로 진행된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서는 ‘아름다운 나라’가 울려 퍼져 참석자들을 황당하게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4.3 국가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4.3 유족회와 경우회가 4.3의 이념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무산됐다.

박 대통령의 이날 불참은 우익단체가 4.3 희생자 재심의를 거론하고 이를 정부 관계자들이 기정사실화 한 것과 관계됐다.

정문현 제주4.3 유족회장은 “과거 국가폭력의 잘못에 대해서 새로운 갈등보다는 치유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며 희생자 재심의 논란에 따른 또 다른 이념 갈등을 걱정했다.

이념 갈등을 치유할 정부가 유족과 함께 제주도가 선곡한 노래마저 부르지 못하게 하는 검열과 통제를 일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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