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면서 끝까지 소현이를 쳐다보더라고요. 한두 사람도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해왔어요. 지금까지 그런 시선을 견디며 살아왔는데, 주위에서는 소현이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오래 살기 힘들다고까지 얘기하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너무 절망적이죠.”
◇ 장애를 가진 탓에 견뎌야 했던 차별과 멸시이제 꽃다운 나이, 스물두 살이 되는 소현이는 선천성 다운증후군(정신 지체, 신체 기형, 전신 기능 이상 등이 발생되는 유전질환) 환자로, 태어나면서부터 조부모의 손에서 키워졌다. 부모조차 소현이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양육권을 포기했기 때문인데, 비장애인들과 조금 다른 외모를 가진 소현이는 어릴 적부터 늘 남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것은 물론, 늘 차별과 편견 속에서 성장해야만 했다.
“소현이가 어릴 적에 말을 제대로 못 하니까 이웃 아주머니들이 아파하는 소리라도 낼 수 있는지 확인해보게 꼬집거나 때려보라고 하더라고요. 정상 발달이 안 됐으니까 누가 때려도 때리는가 보다 하는데, 너무 속상하잖아요. 최근에도 심부름을 시켰는데 어린아이들이 소현이를 보더니 '저 누나 이상하다'는 얘기를 몇 번씩이나 반복해서 놀리는 거예요. 소현이를 키우면서 화가 나는 순간들이 참 많았어요.”
◇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소현이이렇게 힘겨운 시간들을 겪어왔지만, 소현이의 표정은 늘 밝다. 바로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특수학교를 졸업한 소현이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제빵사가 되기 위해 전공 수업을 듣고 있는 중이다. 자신이 만든 빵을 남이 맛있게 먹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소현이. 어릴 적부터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배움을 쌓아가는 시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실제로 사회를 나가는 게 정말 많이 어려운 상황이에요. 하지만 소현이처럼 이렇게 능력을 많이 갖고 있는 친구들이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집에만 있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잖아요. 자신이 가진 재능을 살려서 사회 적응할 수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교육받는다면, 다른 비장애인 성인들처럼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사회 구성원이 되어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정인학교 김근하 담임교사 인터뷰 중)
◇ 폐지를 주운 돈으로 생계를 이끌어가는 할머니
할머니 김용순 씨(66)는 이런 소현이를 지난 20여 년 동안 지극정성으로 뒷바라지하며 키워왔다.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자인 김씨는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 공공 근로를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공공 근로마저 불가능하게 되어 현재 폐지를 주워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노구를 이끌고 하루 종일 폐지를 줍지만, 10kg를 모아도 받는 급여는 단 돈 900원. 한 달에 20~30여만 원 남짓한 돈으로 생활비를 모두 감당해야 하는 열악한 형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할머니는 ‘혹여 경제적 문제로 소현이가 꿈을 이루는 것에 어려움이 생기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 하는 날이 부지기수다.
“이제 저도 나이가 많이 들면서 온몸이 아픈데 병원을 가기는커녕 쉴 수가 없어요. 남편도 여든이 훌쩍 넘어서 일을 할 수 없는데다가 우리마저 나중에 떠나게 되면 소현이 혼자 어떻게 살아갈지 너무 걱정이 돼요. 방이라도 한 칸 구해주면 그나마 걱정이 덜 될 것 같은데, 아직 돈 계산도 제대로 못 하는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소현이 미래를 생각하면 참 막막해요.”
장애로 고통 받아온 손녀 소현이를 생각하면 눈을 감지 못 할 것 같다고 얘기하는 할머니 김용순 씨. 그리고 차별과 멸시 속에서도 반짝이는 눈으로 꿈을 키우고 있는 소현이.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소현이 가정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다.
소현이의 사연은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이해 밀알복지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장애인식개선 캠페인 <하모니> 특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이번 특집 방송은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획되었다. 4월 한 달 간 총 네 번의 방송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고 장애인들의 자립을 도울 예정이다.
하모니의 첫 번째 주인공, 여소현 양의 안타까운 사연은 CBS 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를 통해 오는 4월 4일(토) 저녁 10시 20분에 방송된다. (skylife 172번, 각 지역 케이블 TV)
※ 후원방법
① 계좌 : 하나은행 123-123456-12105 (예금주 : 밀알복지재단)
② ARS : 060-700-1022 (건당 3,000원)※ 후원문의전화 : 02)3411-4664
※ 보내주신 성금은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전액 여소현 가정에 전달됩니다.하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