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은 2일에도 아이들의 밥을 직접 지어 먹였다.
전국 유일하게 경상남도만 무상급식이 중단된 가운데 유상급식 전환 이틀째인 2일에도 학교 현장의 혼란과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 '솥단지 급식' 이틀째, 도내 320명 급식거부무상급식 중단에 반발에 '솥단지 급식'에 나섰던 진주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이날도 아이들의 밥을 직접 지어 먹였다.
아이들은 전날 닭백숙에 이어 자장밥을 먹었다. 학부모들은 이날까지만 '솥단지 급식'을 한다. 3일부터는 학교 급식소에서 아이들은 밥을 먹는다.
박종훈 경남교육감도 이날 지수초등학교를 방문해 학부모들과 면담했다.
박 교육감은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학부모들의 고통을 줄이고 사태가 장기화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자체적이라도 무상급식을 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훈 교육감이 '솥단지 급식'을 한 진주 지수초등학교를 방문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유상급식 이틀째인 이날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14개 시군 36곳의 초·중·고등학교에서 320명이 급식을 거부했다. 전날보다 100여명 늘었다.
초등학교 21곳 197명, 중학교 10곳 63명, 고등학교 5곳 60명 등이다.
이 가운데 도시락을 싸온 학생은 166명, 집에가서 밥을 먹고 온 학생은 88명이다.
특히, 하동 묵계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이날 64명의 학생들과 체험학습에 나섰다. 2명은 등교를 거부했다.
학부모들은 10일까지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한 상태지만, 6일부터는 정상등교하기로 답변을 받았다고 도교육청은 전했다.
하동 쌍계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지난달 27일에 이어 3일에도 전교생 39명 가운데 30명이 등교거부에 나선다. 다음주 금요일인 10일도 등교를 거부하기로 했다.
◇ 졸지에 '종북좌파'된 엄마들 경남도청 항의 방문아이들 밥그릇을 찾겠다고 나섰다 졸지에 '종북좌파'로 몰린 엄마들은 경남도청을 항의 방문했다.
양산지역 60개 초·중·고등학교 '무상급식지키기 집중행동' 밴드 모임 학부모 50여명은 2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종북좌파'를 발언한 경남도를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 엄마들의 배후세력은 꼬물거리고 온기로 충만한 아이들"이라며 "이렇게 여리고 순수한 배후세력을 감히 종북이라고 말하는 홍준표 도지사의 배후세력은 과연 누구인가"라고 되물었다.
아이들 밥그릇을 찾겠다고 나섰다 '종북좌파'로 몰린 성난 엄마들이 2일 경남도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홍준표 도지사는 공보담당관을 통해 아이들 밥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을 향해 '종북'이라는 감히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을 하며 엄마들을 두 번 울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종북으로 엄마들을 매도한 홍준표 도지사는 정중히 용서를 빌고 책임을 져야 한다"며 "경남도는 학부모 단체 뒤에 배후 세력을 존재한다고 말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엄마들의 마음을 헤아려 당장 의무급식을 실시하라"고 요구했고, 하제운 씨가 작사, 작곡한 '밥을 나누어 먹으면'이란 노래를 함께 불렀다.
◇ 대안학교 아이들 "무상급식 중단 반대" 첫 목소리
경남 학생들도 무상급식 중단 반대 첫 목소리를 냈다.
고등학교 과정의 대안학교인 산청군 간디학교 2학년 학생 18명은 이날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선별적 급식이 아닌 모두가 동등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무상급식이 시행되어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희망한다"는 바람에서 용기를 내 자리에 섰다고 했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무상급식 중단 소식을 듣고 소모임을 통해 처음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 뒤 전교생 118명이 총회를 열고 이런 목소리를 내기로 결정했다.
이날 2학년 학생들이 창원 용지공원으로 봄 소풍을 한 뒤 전교생을 대표해 교육청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무상급식이 중단되는 과정에서 서로간의 소통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학교 현장의 교육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 중단을 독단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산청 간디학교 2학년 18명은 2일 전교생을 대표해 무상급식 중단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친구들이 생길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당사자에게는 너무나 큰 폭력을 다가올 것"이라며 "눈칫밥은 행복한 급식 시간조차 소외와 차별을 만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