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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헌철이가 '대세' 아이언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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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쇼미더머니3' 출신 래퍼 아이언

Mnet ‘쇼미더머니3’ 준우승 이후 6개월 여 만에 데뷔앨범을 발매한 래퍼 아이언(IRON)이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힙합이 대세다.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엔 랩이 포함된 곡이 다수다. 그만큼 낯선 장르에서 대중적 장르로 발돋움한 상태다. 무엇보다 미디어의 힘이 컸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 힙합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숨어 있던 재주꾼들이 빛을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래퍼 아이언(본명 정헌철)도 그중 한 명이다.

아이언은 지난해 '쇼미더머니3'에 출연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눌렀고, '독기' 가득한 모습으로 강렬한 랩을 내뱉으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실력뿐 아니라 훤칠한 키와 훈훈한 외모까지 겸비했기에 주가는 단숨에 치솟아 올랐다. 후광 효과를 누릴 법도 했다. 하지만 아이언은 조용히 '빈 깡통'을 채우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그렇게 약 6개월의 공백기를 가진 아이언과 최근 만났다. 그는 "물론 조급함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진짜 자신 있을 때 나오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깡통 로봇이 아닌 '완전체 아이언'을 보여주려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며 웃었다.

"예전에는 쭉 혼자서 음악 작업을 해왔어요. 어찌 보면 갇혀있었던 거죠. '쇼미더머니3'를 하면서 매회 보완해야 될 점을 많이 느꼈어요. 가사 전달력이 중요하단 걸 깨달았고, 또 가사에 신경 쓸 땐 그루브함이 떨어졌죠. 또 그땐 '센 척'하는 랩을 했었다면, 이번엔 랩이라는 요소를 악기처럼 다루려고 노력했어요."

신곡 'blu (Feat. Babylon)'로 첫발을 내디딘 아이언은 이제 혼자가 아니다. '쇼미더머니3' 출연 후 여러 기획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던 그는 묻고 따지지도 않고 폴라리스를 택했다. 양동근의 존재가 선택의 가장 큰 이유였다. 그는 "어릴 적부터 양동근을 존경해왔다"고 말했다. 힙합 서바이벌에 참가하게 된 계기도 양동근이 프로듀서로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동근이 형님에게 보답을 하고 싶었어요. '쇼미더머니3' 때 초반에는 저를 강하게 키워주시려고 악역을 자청하셨죠. 알고 보면 프로듀서로서의 욕심을 내려놓고 양보해주신 부분이 많았어요. 뒤에서 남몰래 감기약도 챙겨주시곤 했죠. 지금도 회사 선배로 정말 많이 챙겨 주세요. 지나가면서 한마디 툭 던져주시는 게 정말 큰 힘이 돼요. 간지러운 구석을 긁어주는 느낌이랄까. (웃음)"

(사진=황진환 기자)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렸고, 탄탄한 기획사에도 소속됐다.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비교적 빠르게 가요계에 자리를 잡은 셈이다. '반짝 스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이언은 유년 시절부터 다수의 힙합 공연에 오르며 탄탄한 내공을 쌓아온 래퍼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힙합을 좋아했어요. 드렁큰 타이거 '굿 라이프', 양동근 '구리뱅뱅', 조 PD '마이 스타일' 같은 노래가 그때 들었던 노래들이죠. 작정하고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때예요. 유년시절에 광주에서 살았는데, 사실 힙합을 하기엔 좀 취약한 지역이었어요. 그래서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랩을 할 수 있는 무대를 찾아 나섰죠."

그렇게 아이언은 매주 2, 3회씩 무대에 올랐다. 경연에 참가해서 상도 많이 탔다. 그는 "당시 대회에서 받은 상금으로 옷도 많이 샀다"며 "고등학교 때는 덕분에 호주, 뉴질랜드 7박 8일 연수도 다녀왔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10대 시절이 '장밋빛'만은 아니었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기에 재능을 보이던 미술 공부를 포기해야 했고, 사춘기와 맞물리며 방황도 했다. 아이언은 "그땐 양아치였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금전적인 문제가 많았죠. 컴퓨터가 없어서 음악 작업도 잘 못했어요. 그런 게 싫어서 더 강하게 보이려고 했고, 일부러 더 나빠지려고도 했죠. 한 마디로 양아치였어요. 세상 탓을 많이 했고 이해심이 부족했죠.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요. 가족들도 걱정을 많이 했고요."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의 해답이 힙합이었고, 아이언은 묵묵히 자신의 힘으로 실력을 키웠다. 그리고 '쇼미더머니3'가 신의 한 수가 됐다. 본선만 진출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준우승까지 거머쥐었으니 그에겐 참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원래는 나갈 생각이 없었어요. 근데 안 나갔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죠. 사실 예선 때까지 별로 주목을 못 받았어요. 우승 욕심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정말 운이 좋았어요."

(사진=황진환 기자)

 

덕분에 긍정적으로 달라진 점이 많다.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난 건 기본이다. 그는 "돈 걱정 없이 먹고 싶을 때 햄버거를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인기 비결에 대해선 "제 무대를 보고 눈물을 흘리셨다는 분들을 자주 봤다"며 "가장 큰 힘은 진정성이 아닐까 싶다. 무대에 내 진심을 담았기 때문에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답했다.

아이언의 이번 활동도 기대해볼만 하다. 신곡 'blu'에는 거칠고 강렬한, 특유의 '정제되지 않은' 느낌의 랩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이언은 이를 계기로 '아티스트 아이언'으로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힙합적인 답변을 요구하자 "음악방송을 씹어 먹겠다"는 패기 넘치는 답변을 내놨다.

"음악방송을 씹어 먹어야죠. 10대 팬도 쓸어 모으고요. (웃음). 무엇보다 '역시 아이언이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한동안 슬럼프 기간도 있었는데, 지금은 자신감이 넘쳐요. 음악성과 대중성 둘 다 만족시키는 것. 욕심쟁이 같지만, 불가능한건 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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