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의 외손녀인 황은주(87) 여사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울림, 안중근을 만나다’ 특별전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수경 기자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안중근 의사 유언 중)
안중근(1879~1910)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혐의로 1910년 3월 26일 중국 하얼빈의 뤼순형무소에서 순국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았지만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여전히 고국땅에 돌아오지 못했다.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인 황은주(87) 여사는 30일 광복 70주년 특별전시 '울림, 안중근을 만나다'가 열리는 서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기자와 만나 "외할아버지가 순국한지 105년이 됐지만 유해가 하얼빈에 묻혀있다는 것만 알지 그 이상은 모르기 때문에 반환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황 여사는 "매년 유해 없이 추모식을 올려 안타깝다. 한국정부에서도 유해 반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달라"고 요청했다. 용산 효창공원에 조성되어 있는 안중근 묘역은 유해가 없는 허묘(虛墓)다.
안중근 의사는 2남 1녀를 뒀는데, 황 여사는 안 의사의 막내딸인 안형생 씨의 2녀 중 장녀다.
'울림, 안중근을 만나다'전은 오는 31일부터 6월 7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안중근의사숭모회·안중근의사기념관과 공동주최로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5주기를 맞아 안중근 의사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하얼빈 의거 전·후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조명하고, 안중근 의사가 말한 의거의 목적인 ‘국권 회복’과 ‘동양 평화’에 대한 염원을 엿볼 수 있는 자료 100여 점을 선보인다.
이토 히로부미는 천하대세를 깊이 헤아려 알지 못하고 함부로 잔혹한 정책을 써서 동양 전체가 장차 멸망을 면하지 못하게 되었다. 슬프다...(중략) 그러므로 나는 생각다 못하여 하얼빈에서 총 한 방으로 만인이 보는 눈앞에서 늙은 도적 이토의 죄악을 성토하여 뜻있는 동양청년들의 정신을 일깨운 것이다. (뤼순감옥 안에서 쓴 '안응칠(안중근) 소회' 중)